[책]문학전문 웹진 '인스워즈' 창간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44분


“21세기형 문예지의 전범을 제시하겠다.”

인터넷상에 발행되는 문학전문 월간지 ‘인스워즈닷컴’(www.inswords.com)이 힘차게 출발했다.

2일 소리 소문 없이 문을 연 이 사이트는 디지털의 옷으로 갈아입었지만 알맹이는 종이 문예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견작가 서정인 박상륭 이승우의 신작 단편소설이 실렸고, 조경란의 장편소설 ‘안나의 코르셋’이 매일 연재된다. 아울러 김명인 김혜순 고형렬 장석남 등 내로라하는 시인의 신작시와 허만화 이인성 이상희의 산문이 실렸다. 신작 작품만 200자 원고지 1500장 분량에 이르러 내용과 규모에 있어 다른 문학웹진를 크게 능가한다.

문예지의 골간을 유지하면서도 ‘이 달의 작가’에는 정현종 시인의 육성을 담았고, ‘하이퍼문학’에서는 미당 서정주의 시에 고대 그리스 음악을 얹어놓는 등 인터넷의 특징을 살렸다. 한국의 현장문학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일부 작품을 영문으로 번역해 실은 것도 눈에 띈다.

양과 질 모두에서 최고 수준을 자부하면서도 ‘무료’라는 점은 기존의 종이 문예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인터넷 매체에 냉담한 작가들을 포섭(?)하기 위해 원고료도 기존 문예지의 두 배 가까이 되는 파격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매월 2000만원에 이르는 만만찮은 원고료와 운영비는 출판사 연합 인터넷서점인 ‘북토피아’가 지원한다.

무엇보다 ‘인스워즈닷컴’이 ‘범 문단’ 잡지로 주목받는 근거는 문단 전반을 아우르는 정력적인 편집위원들이 운영한다는 점이다. 문단의 ‘좌파’로 불리는 시인 김정환(47)과 ‘우파’로 알려진 문학평론가 정과리(43·연세대 교수)가 손을 잡았고, 그 사이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문학평론가 하응백(40) 정호웅(42·홍익대 교수)과 소설가 성석제(41)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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