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봄' 전국 가뭄 극심…40여곳서 산불

  • 입력 2000년 4월 5일 19시 54분


극심한 봄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식목일인 5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2월 19일부터 서울 등 중부지방에 내려졌던 건조주의보가 3월 말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되는 등 메마른 날씨가 50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올들어 지금까지 강수량이 평년의 56%인 65㎜에 불과하며 특히 남부지방의 경우 강수량이 평년의 30%를 밑돌고 있을 정도.

봄가뭄이 계속되면서 산불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5일 서울 관악산 등 전국에서 40여건의 산불이 난 것을 비롯해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무려 4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0여건에 비해 3배 가까운 수치다.

최근의 가뭄 현상은 중국 북부 내륙지방에 형성된 강한 고기압 세력이 남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북상을 막고 있기 때문. 기상청은 이와 함께 한반도 주변에 자리한 동서고기압이 강해 기압골이 좀처럼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강수량이 적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의 집중호우로 저수량이 많아 아직까지는 봄가뭄으로 인한 물부족 사태는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경우 언제 물부족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

기상청은 “4월중 남부지방에 2,3차례 비가 예상되지만 전체 강수량은 평년(72∼189㎜)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어 봄가뭄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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