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제2 전성기」…배우-탤런트-MC 맹활약

  • 입력 1999년 6월 20일 21시 16분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가장 좋아하는 젊은 여성 연기자는 누굴까?

여론조사는 따로 없었다. 하지만 방송가의 반응을 종합하면 탤런트 겸 영화배우 신은경(27)이라는 대답이 금새 나온다.

그는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토 오후6·50)에서 좀 과장해 표현하면 먹성좋은 것을 넘어 ‘몬도가네 MC’로 나이든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할머니가 주인인 식당에 가면 돈을 못내게 하는 건 물론이고 어떻게 먹기 힘든 것들을 넙죽넙죽 잘받아 먹냐는 질문을 꼭 하세요.씩씩하고 밝아서 손주 며느리 삼고 싶다는 할머니들의 펜레터도 자주 받습니다.”

지난해부터 ‘서세원…’ 녹화장에서 그가 시식한 전국의 특산물은 100여가지가 넘는다. 할머니 할아버지 출연자들이 고향특산물을 갖고 나오면 꼭 신은경에게 먹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타조알부터 튀긴 개구리까지 안먹어본게 없다.

“개구리는 좀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인데 안 먹을 수 있나요. 제가 잘먹으면 또 그렇게들 좋아하시는데….”

여기에 SBS 주말극 ‘파도’(밤8·50)의 옷도매상 옥점 역은 “생활력까지 강하다”는 칭찬의 별점 하나를 보태준다.

‘천당에서 지옥까지’. 그가 스스로 뽑은 연기인생 제목이다. 86년 아역 탤런트로 데뷔한 뒤 햇수로 14년이나 되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아역시절엔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4년전 MBC드라마 ‘종합병원’에서 중성적 이미지의 의사 역으로 신세대 팬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정상의 인기도 거품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어요.2년전 사건(무면허 음주운전)이 터지자 추락은 순식간이었고…”

그는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겸손해졌다”며 “죽을 힘을 다해 영화 ‘노는 계집 창(娼)’을 찍고 방송활동을 재개하면서 팬들에게 빚진 것이 많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파도’의 김한영PD는 “난 안 이쁘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이 배우의 매력이 그런 솔직함과 성숙함에 있다고 평했다.

신은경은 “지난달 선보인 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에 이어 12일부터 ‘링’이 상영되고 있어 TV와 스크린에서 자주 만나게 됐다”면서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 모습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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