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주식투자」주의하세요…담보부족계좌 급증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담보부족계좌가 급격히 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활황추세에 편승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했으나 주가하락폭이 예상외로 커져 생겨나는 현상.

23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1백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신용거래 담보부족계좌 수가 11일 1천5백53개에서 20일에는 2천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12월16일부터 3일간 54포인트가량 주가가 폭락했을 때 담보부족계좌수는 약 3백50개.

그러나 올 2월말부터 종합주가지수가 급등세를 탄 이후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했고, 최근 단기급락장을 피하지 못하면서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한 것이다.

증권사에서 주식투자자금을 빌릴 때 고객이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담보유지비율은 증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융자금액의 160∼175% 안팎이다.

증권사는 담보부족이 발생할 경우 고객에게 추가담보를 요구하고, 요구일로부터 4일 이내에 부족금액을 채워넣지 않으면 강제로 반대매매에 들어갈 수 있다.

신용계좌 평가금액이 증권사 융자금액에도 못미치는 ‘깡통계좌’(담보유지비율 100% 미만 계좌)수는 지난 11일 이후 1백2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 97년말 담보부족계좌 수가 4만1천여개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담보부족계좌 증가 추세는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러나 “신용으로 매입한 주식이 나흘동안 연속으로 하한가를 칠 경우 원금까지 축날 수 있고 현재의 조정국면이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외상 주식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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