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불황극복 세미나]『최소 예산으로 최대 효과 얻자』

  • 입력 1998년 1월 19일 08시 14분


국제통화기금(IMF)시대. 문화계가 맞는 한파는 거세다. 공연장 객석에는 냉기가 돌고 출판사들은 부도위기에 어깨를 움츠린다. 그렇다면 문제가 ‘문화바깥’에만 있는 것일까. 소장 예술비평가들의 모임인 ‘21세기문화광장’(대표 탁계석)은 “문화도 구조조정을 하자”는 자성의 자리를 마련한다. 새 정부를 향한 제언의 의미도 겸한다. 19일 오후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 미리 제출된 발표문에서 최준호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는 “문화정책과 문화계 구조의 대폭적인 수정을 통해 최소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율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교수는 △우수 예술가 및 관련단체의 활용 △지원대상 단체 및 개인에 대한 심사강화 △각 지역의 역사 문화 예술의 발굴,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최병식 경희대교수는 “거시적인 문화 인프라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늘어나는 농촌지역의 폐교를 미술창작은 물론 전시 판매 교육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규 문학평론가는 책 제작비의 거품을 빼자고 제안했다. 그는 종이값 필름값이 배로 인상돼 책의 실제 제작비가 60% 상승했다며 “책값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이 무서워 출판사들은 주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책의 질보다는 포장이 중시되고 다량판매가 아니면 손해볼 수밖에 없는 왜곡된 형태의 도서유통구조가 구축되면서 과당광고 베스트셀러순위조작과 같은 부작용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장광열 월간‘객석’편집장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고 있는 대학의 무용전공자 배출과 문예진흥원의 소액다건식 지원제도가 무용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한해 배출되는 무용전공졸업생은 1천8백명 정도이나 졸업후 실제로 무용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3분의 1수준이라면서 대학 무용과 증설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석룡 한국영화학회 학술간사는 “영화계의 거품을 걷어내고 무질서한 제작시스템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수한 예술영화, 단편 및 소형영화 제작 집중지원 △예술영화 전용관 확대 △영화진흥공사 종합촬영소 직원들의 재교육 △전산망을 통한 영화통계의 투명한 처리 △일본영화의 수입허가 등을 강조했다. 〈한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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