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이터테인먼트]생일-결혼기념일등 노래곁들인 파티

  • 입력 1997년 6월 7일 09시 15분


《「밥먹는 것도 이젠 이벤트?」 음식이 맛있는 것은 기본. 볼거리나 신나는 「+α」가 없으면 왠지 허전하다. 호텔 식당이나 대형 음식점 체인점들이 미각과 함께 시청각적인 즐거움을 좇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터테인먼트」개념의 서비스 개발에 2,3년 전부터 열을 올리고 있다. 이터테인먼트(eattertainment)란 먹는다는 「eat」와 연예나 오락이라는 뜻의 「entertainment」가 결합된 합성어.》 미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이터테인먼트 식당이 늘어나 96년 현재 5억달러(약 4천5백억원) 규모의 산업으로 떠올랐다. 서울에도 체인을 냈다가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기는 했지만 「터미네이터」같은 영화의 세트를 식당안에 옮겨놓은 플래닛 할리우드가 대표적. 음식에 곁들여지는 이벤트나 프로그램은 가지각색이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은 손님을 위해 시끌벅적한 파티를 열어 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 하얏트호텔의 퍼브 레스토랑 제이제이마호니즈에서는 광대복장, 우주복 차림의 종업원들이 북과 징을 울리며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은 손님을 축하해준다. 요즘은 호텔식당 외에도 티지아이 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같은 대형식당 체인점에서도 비슷한 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일부 호텔식당들은 세계 각국의 요리를 소개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의상을 선보이는 「국가별 축제」를 자주 벌인다. 지난 5월초 르네상스 서울호텔의 엘리제 레스토랑은 마드리드에서 온 플라멩코 무용단이 출연하는 스페인 축제를 열었다. 투우사 복장으로 서비스에 나섰던 웨이터 서종범씨는 지난 2년간 스칸디나비아 베트남 호주 등 10여개국 의상을 입고 서비스를 해왔다. 신라호텔의 이탈리아식당 비체는 오는 9일부터 1주일간을 「베아트리체 주간」으로 정해 연인들의 테이블 앞에서 이탈리아인 성악가가 「사랑의 아리아」를 불러주고 공짜로 와인도 제공한다. 조리과정에 직접 손님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에서는 손님이 직접 고른 재료로 스파게티나 피자가 조리되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다. 일부 식당들은 「오픈 키친」을 만들어 고객들이 요리과정을 지켜보면서 음식을 즐기도록 해준다. 다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종업원들에게는 친절한 서비스 이상의 능력이 요구된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이탈리아 식당 피렌체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들이 이탈리아 가곡과 민요를 부른다. 미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이 호텔의 교환원 고수경씨는 금요일이면 「노래하는 웨이트리스」로 변신한다.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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