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채 기자] 보건소가 달라지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저소득 시민들의 단골 진료소에서 일반시민들의 진료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관악보건소. 12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온 주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보건소로 들어갔다. 거동불편자들을 위해 새해부터 운행되는 무료버스다. 오전에는 봉천 남현동, 오후는 신림동방면 주민을 한차례씩 실어나른다.
보건소 홍보담당 曺愛玉(조애옥·34)씨는 『교통사정이 좋지 않은 이곳 주민들이 쉽게 보건소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지 대상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며 『홍보가 덜된 탓인지 아직 이용자는 하루 10명정도』라고 말했다.
환자를 기다리는 보건소가 아니라 찾아가는 적극 행정의 달라진 보건소 모습이다. 보건소는 민선시대 들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분야중의 하나. 진료과목이 다양해지고 각종 장비가 현대화되고 있다.
민선들어 각 보건소가 유행처럼 개설한 과목은 한방. 서초보건소가 먼저 시범을 보여 좋은 반응을 얻자 강남 마포 등이 뒤를 이었다. 노원과 강서도 곧 한방과를 개설할 예정이다.
일상업무인 방문 간호사업도 특색을 띠고 있다. 금천보건소는 거동불편자 집을 찾아가 목욕을 시켜주고 있으며 성동보건소는 지역별 방문간호사 1명당 물리치료기 1점씩을 배정,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 등을 치료하고 있다.
노인건강교실 이동진료도 단골메뉴. 성북보건소는 노인들을 위해 아예 4일짜리 프로그램을 개설, 의약적 검사 체력측정 종합평가를 거쳐 상담 및 처방을 해주고 있다. 구로도 노인성질환 부인병 등을 진료하고 응급처치요령 등을 알려주는 단기보건대학을 운영중이다.
어린이들에게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강동보건소는 지난해 어린이집을 찾아가 건강진단을 실시했고 동작 구로 등은 어린이 구강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자나 관내 의료기관의 협조로 서비스범위를 넓혀 가는 경우도 많다. 서초의 장애인전문 치과 개설, 용산의 안과 순환기내과 소아과 진료, 서대문과 성동보건소의 의치 무료 시술 등이다.
보건소 시설이나 장비도 새로워 졌다.
중구보건소는 건물을 아예 신축, 단장했고 강서는 오는 3월까지 현재 2,3층에 분산된 진료소를 2층으로 재배치키로 했다. 유사기능을 통합 집중배치함으로써 환자들의 이용편의를 최대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의료장비 현대화를 위해 광진보건소는 지난해 골다공증 조기진단용 골밀도 측정기를 비롯, 안질환 검사기인 안저카메라 심전도기 등 2억2천만원어치의 장비를 구입했다. 성동구는 시내 보건소중 유일하게 암 궤양 등 위와 관련된 질병을 알아내는 위특수촬영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소의 이같은 변화는 아직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강남보건소 물리치료사 高昌鎭(고창진)씨는 『병원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장비와 인력보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