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개월된 여성이 얼굴과 양 다리가 퉁퉁 부어 잘 걷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 병원을 찾아왔다. 눈두덩이 붓고 머리도 아프다고 했다.
이처럼 임신 후반기에 부종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많다. 태반에서 나오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몸안의 수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저녁무렵 발이 붓는 것은 걷고 활동하면서 수분이 하반신에 고이는 탓이다. 하룻밤 자고나면 대개 없어진다.
자고 나도 부은 상태가 심하면 부종의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소변의 양이 갑자기 줄어들거나 몸무게가 일주일에 5백g 이상 늘어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종을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이다. 사람의 체액에는 염분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돼 콩팥에서 수분을 많이 흡수하므로 부종이 생긴다.
부종을 예방하려면 하루에 소금을 7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짠 음식인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을 가급적 적게 먹는다.
몸을 많이 움직여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효과적이다. 규칙적인 산보나 임신부를 위한 체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운동은 지나치면 역효과가 난다.
잠을 충분하게 자고 낮에 피로를 느끼면 즉시 옆으로 누워 휴식을 취한다. 콩팥의 자세가 낮아질수록 혈액 순환이 잘 되기 때문에 옆으로 눕는 것이 좋다.
흔히 부종이 생기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하는데 고혈압 단백뇨 부종의 세가지 증상이 있어야 임신중독증이 된다. 부종이 있고 혈압이 1백40/90㎜Hg 이상이며 소변중에 단백질이 30㎎ 이상 포함되면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한다.
임신중독증은 △콩팥 혈관계통이 약한 사람 △고혈압이 있는 사람 △유전적으로 임신중독증이 있는 사람 △뚱뚱한 사람 △서른이 넘어 임신한 사람 △쌍둥이를 임신한 사람이 잘 걸린다.
임신중독증이 심해지면 태아의 성장이 늦어지거나 뇌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또 태반이 일찍 떨어져 태아가 사망하고 임신부도 위험한 상태에 빠지는 태반조기박리도 올 수 있다.
임신중독증을 막으려면 비만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짠 음식을 피하며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되 콜레스테롤이 적은 생선을 권한다.
육체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도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진다.
임신중독증은 증상이 가벼운 경우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식사로 조절하면 되지만 중증이 될 가능성이 높으면 입원해서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02―706―0202
김 창 규<연이산부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