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아름다운 비행」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9분


「朴元在 기자」 저물어가는 한해를 정리하면서 동심에 푹 젖어들 만한 영화는 없을까. 28일 서울 호암아트홀 등에서 개봉되는 영화 「아름다운 비행」(캐롤 발라드 감독)은 어수선한 세밑, 몸과 마음이 지친 어른 관객들이 가족들과 함께 정서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서정 드라마다. 「아름다운 비행」의 골격은 야생거위 새끼 16마리와 이들의 어미새 역할을 떠맡은 14세 소녀의 우정. 부모의 별거로 상처받은 캐나다 소녀 에이미가 숲속에 버려진 야생거위 알을 집 창고로 옮기면서 가슴 따뜻한 비행이야기가 시작된다. 알에서 깨어난 거위들은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본 에이미를 어미새로 알고 따르면서 땅에서만 맴돈다. 괴짜 발명가인 에이미의 아빠는 경비행기를 만들어 딸에게 조종을 맡기고 시행착오끝에 에이미의 조종 솜씨가 늘자 야생거위들도 「어미새 에이미」를 본떠 하늘을 나는 법을 익힌다. 영화의 주제는 거위 떼가 에이미가 조종하는 비행기의 길 안내에 따라 남쪽 플로리다로 여행하는 장면에 모두 녹아있다. 5백마일에 걸친 여정이 시적인 영상으로 표현되면서 자연보호의 소중함을 강조한 메시지가 보는 이의 가슴을 설득력있게 파고든다. 거위일행이 비행하는 동안 문명세계의 상식과 충돌해 빚어내는 해프닝도 제법 재미있게 전개된다. 2년전 「피아노」의 깜찍한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안나 파킨은 어느새 성큼 커버린 모습으로 에이미 역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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