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아테네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 감동의 순간을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바라보던 핸드볼 꿈나무가 있었다. 류은희(19·벽산건설·사진)는 “나도 반드시 저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했었다”고 회상했다. “넌 왜 인기도 없는 핸드볼을 하니?”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만 기다리면…”이라고 당차게 대답하던 소녀. 마침내 그녀는 ‘우생순’ 2기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2009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 한국은 15일 루마니아와의 2차 리그 마지막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세대교체 중인 한국은 류은희, 정지해(24·삼척시청), 이은비(19·부산시설관리공단) 등 신예들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팀 이재영(53·대구시청) 감독은 “특히, 라이트백 류은희가 왼손장신거포 부재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고 평가했다.
류은희는 인천여고 시절부터 ‘우생순 1기’의 사령탑 임영철(49·벽산건설)의 눈에 띄었다. 임 감독은 이미 류은희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스카우트 작업을 마무리 지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타고난 신장(180cm)과 왼손잡이의 이점. 게다가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기를 읽는 눈도 탁월했다. 임 감독은 “슛 뿐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력뿐 아니라 귀여운 외모까지. ‘스타’의 자질을 갖췄다. 세계선수권기간, 중국의 남성팬이 꽃다발 공세를 펼쳐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부끄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코트 밖에서는 천상 19세 소녀.
류은희는 “우상이던 언니들과 함께 뛰니까, (언니들이) 한 없이 높게만 보일 뿐”이라면서 “한 마디, 한 마디가 뼈가 되고 살이 된다”며 웃었다. 무서운 10대의 겁 없는 활약 속에 ‘우생순’ 2기는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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