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팀의 지네딘 지단의 경우 조별 리그 3차전인 덴마크전에서 투혼을 발휘했지만 100% 정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결국 프랑스 선수들은 짐을 싸야 했다.
지단이 다친 곳은 왼쪽 넓적다리 앞쪽의 넙다리곧은근(대퇴직근)으로 자기공명영상(MRI)촬영 결과 근육에 피가 고인 정도였고 근육이 파열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미한 부상이었지만 이 근육이 다치면 △발등으로 공을 차는 ‘인스텝 킥’을 할 때 △급격히 방향을 바꿀 때 △재빨리 달리다가 멈출 때 △점프 뒤 착지 때 통증이 올 수 있다. 이 동작들은 모두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경기력과 직결되며 실제로 지단은 덴마크 골문 앞에서 달리다가 멈추면서 허벅지의 통증을 호소하는 표정을 지으며 넘어졌다.
이에 반해 한국 대표팀의 유상철은 운이 좋았다.
그는 폴란드 전에서 전반전에 무릎의 물렁뼈 부위의 통증을 느끼고 전반전 종료 뒤 팀 닥터인 김현철 박사와 후반전 출장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후반전에서 뛸 수 있을 때까지 뛰고 통증이 있으면 신호를 보내겠다”고 말했고 팀에서는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유상철은 그림같은 골을 넣었고 후반전에 들것에 실려나온 뒤 MRI 검사 결과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 선수들은 발목 부상이 유난히 많고 이는 골 결정력에 직결된다.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박사는 “한국 선수들은 발목의 인대를 다쳐도 참고 뛰는 경향이 있다”며 “발목 인대는 순발력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곧 골 결정력과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한때 우리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떨어진 것은 발목 부상 관리가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