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10차 경선 토론회, 1위 샌더스 후보 집중 포화장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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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25일(현지 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열린 제10차 경선 토론회에서 다시 격돌했다. 지난주 네바다 토론회에 첫 등판했다가 참패를 당했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선 가운데 1위 자리를 굳혀가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향한 다른 후보들의 거친 협공이 이어졌다.

민주당의 네 번째 경선인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의 공격 화력은 샌더스 후보에게 집중됐다. 의료개혁의 재원 마련 방안에서부터 러시아의 캠프 지원설,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를 칭찬했던 과거 인터뷰 발언까지 모두 공격 대상이 됐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블룸버그 후보는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기 때문에 샌더스 캠프를 돕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개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샌더스 후보를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하는 융통성 없는 이론가”라고 부르며 의회에서 그의 급진적인 정책의 입법화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뉴욕타임스가 “(샌더스 의원 공격으로) 토론회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거친 포화였다. 이에 샌더스 후보는 다소 흥분한 상태로 반박 기회를 얻기 위해 수없이 팔을 들어올렸고 “내 이름이 무대 위에서 꽤 거론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블룸버그 후보는 과거 여성차별 및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며 첫 토론회의 망신 설욕에 나섰다. 임신한 여성 종업원에게 “(아이를) 죽이라”고 말했다는 비판에 대해 “그런 말을 절대 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고, 흑인들을 대상으로 한 불신검문에 대해서도 “통제 불능한 수준으로 너무 많아진 것을 알게 된 이후 94%를 없앴다”고 밝혔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에 흑인 유권자가 많은 것을 의식한 듯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자세를 낮췄다.

대중 정책 관련,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도록 허락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면서도 “중국과의 밀접한 경제관계, 지적재산권을 비롯한 무역협상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을 다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폭력배이자 (신장 위구르) 집단수용소에 수백 만 명을 몰아넣은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중국 기업들의 배제 필요성을 역설한 것과는 다른 접근이었다.

분야별 정책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상 전략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이자 폭력배(thug)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비판했고,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김 위원장을 ‘독재자’로 부르면서 “김정은과 협상할 의향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같은 방식으로는 안 할 것”이라고 답했다.

후보들은 전 세계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를 놓고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에 한 목소리를 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서툰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으로 국민의 건강과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공격했고, 샌더흐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두 달 안에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고 호언한 것에 대해 “4월이 백악관 내 위대한 과학자들이 바이로스의 종식을 가져올 ‘마법의 날짜’”라고 비꼬았다. 바이든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추진했던 정책의 성과를 과시, 비교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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