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차이잉원, 美-日 관계자 만나 “관계 격상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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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국제사회의 파트너”
외교적 고립 시키는 中에 맞서 美의 세계전략 협력 뜻도 내비쳐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대만 총통이 재선 다음 날인 12일부터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를 만나 “관계 격상”을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인 이들의 중국 견제 전략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행보로, 대만과 중국 간 충돌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차이 총통은 재선 직후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를 선언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오전 재선을 축하하기 위해 타이베이 총통부를 방문한 브렌트 크리스텐슨 미국재대만협회(AIT) 사무처장을 만나 “대만과 미국은 양자 간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앞으로 미국과 글로벌 이슈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이 총통은 “이번 선거에서 대만인들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여줬다. 대만은 (동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행동 주체”라고 덧붙여 중국을 억제하는 미국의 세계 전략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국무부 소속 외교관인 크리스텐슨은 사실상 주대만 대사 역할을 한다.

차이 총통은 이어 오하시 미쓰오(大橋光夫) 일본대만교류협회장을 만나 “올해 대만과 일본 관계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일본은 외교 협력과 관광 교류에서 대만의 중요한 우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한 뒤 트위터에 일본어로 “대만과 일본 관계 심화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재선 확정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대만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참여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또 크리스텐슨 처장에게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파트너”라며 국제사회의 일원인 대만의 지위를 강조했다. 재선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대만은 국제사회 참여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각국과 적극 협력하고 함께 책임지기를 원한다”며 “대만은 (각국의 협력) 파트너이지 (논의) 의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의 유엔 등 국제기구 참여를 막아 왔다. 2016년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는 대만 수교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시키는 방법으로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켰다. 대만의 현재 수교국은 남태평양, 카리브해 지역 등 15개국에 불과하다. 차이 총통의 이례적 행보는 중국에 맞서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주권 국가로 인정받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훙야오난(洪耀南) 대만 세대싱크탱크재단 집행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차이 총통은 경제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미국 일본뿐 아니라 한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과 수교 관계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협력 관계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대만 총통#차이잉원#미국#일본#관계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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