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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친환경…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시대, ‘유통 방식’ 관심사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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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친환경…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시대, ‘유통 방식’ 관심사로 떠올라

김현수 기자 입력 2019-09-02 20:09수정 2019-09-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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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가 화두다. 기존 화석 에너지 기반에서 태양광, 액화천연가스(LNG), 수소까지 에너지원인 연료를 친환경으로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거센 상황이다.

연료 자체의 변화만큼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유통 방식’의 변화도 최근 에너지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은 ‘중앙 집중형’ 에너지 생산으로 불린다. 한 곳에서 대량의 전력을 생산해 전국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전력을 보내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적지 않고, 주민 반발 등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이 필요한 곳에 소규모 발전시설을 지어 전력을 공급하는 ‘분산형 전원’이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정부도 올해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40년 기준 국내 발전량의 30%를 집단에너지 및 자가발전 등 분산형 전원으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일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단독주택 위의 태양광,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달리면서 만드는 전기 에너지도 분산형 전원의 하나”라면서 “실질적으로 지역 수요를 충족하는 발전소로는 열병합발전이 지역 전력 자립율를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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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전력 자립율 꼴찌

분산형 전원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별 전력 자립율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르면 전력 유통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전력 이동에 필요한 송전탑 하나 세우는데 돈도 많이 들지만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도 뛰어 넘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력 소비량이 높은 경기 지역과 서울의 전력 자립율은 하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지난해 전력 자립율은 1.3%로 17개 전국 시도 중 꼴찌였다. 전력 자립율은 지역의 전력 생산량을 소비량으로 나눈 뒤 이를 백분율로 전환한 수치를 말한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울 뿐 아니라 주요 전력 소비지인 대전(1.8%), 광주(5.4%), 충북(5.7%)이 전력 자립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전력을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 건설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점이다. 장거리 송전망 건설은 10km 건설에 약 1200억 원(345kV 지중송전선 기준)이 든다. 한국전력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송전·변전·배전설비 건설에만 6조 원을 썼고, 올해부터 3년간 약 21조 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그나마 송전망 건설이 추진되면 다행이다. 한전은 충남 천안시 북부지역 산업단지 개발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송전탑 12개를 지으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2017년부터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력을 보내는 과정에서 손실량도 적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송배전 손실량은 1만9359GWh로 이는 지난해 대구 지역의 일년간 전력 소비량(1만5676GWh)을 훌쩍 뛰어넘는다.

● 해외선 열병합발전 지원↑ 한국은 제자리

현행법상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은 수도권 주거지에 건설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설비다. 분산형 전원 중 열병합발전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최초의 집단에너지 시범사업이던 서울 양천구의 목동 열병합발전소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경기지역에 하남, 위례, 동탄 등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각 신도시에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선 상태다.

전기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집단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및 지원방안 연구’에 의하면 집단에너지가 분산형 전원으로서 송배전 측면에서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가 2016년 발전량 기준 최대 352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 때문에 산업단지를 유치하려는 지역들도 열병합발전 등 분산형 전원에 관심을 보이는 상태다. 기업들은 안정적이 전력 공급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에 대한 지원을 신재생에너지 수준으로 높인 미국 등과 달리 아직 국내에서 정책적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한국집단에너지협회에 따르면 집단에너지 사업을 하는 기업 36곳 가운데 지난해 열병합발전 부문에서 순 적자를 본 기업은 22곳으로 전체의 61%가 넘었다. 시장 1위인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지난해 적자였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열병합발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부, 기업 등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기업들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 민간시장에 맡겨선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관련 규제 등을 풀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도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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