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자회사 등을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며 수십 년간 거액의 수익을 챙겨 왔다는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도공은 운영권 입찰 관련 정보를 유출하거나 수의계약 등의 특혜를 주며 이를 뒷받침했다고 한다. 그동안 고속도로 휴게소가 가격은 비싼 반면 음식과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도공 전현직 임직원 간의 ‘짬짜미’가 원인 중 하나였던 셈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도성회는 1986년부터 자회사, 손자회사, 출자사를 만들고 고속도로 휴게소 관련 사업을 벌여 왔다. 현재 휴게소 9곳과 휴게소 주유소 7곳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에만 270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문제는 이들의 ‘알짜 사업’이 도공 내부의 부당하고 조직적인 지원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선산휴게소 운영자 선정 시에는 타 업체의 가격을 포함한 입찰 정보까지 도성회 측에 유출됐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또 휴게소 주유소와 편의점 등의 운영권이 입찰 없이 도성회 측에 넘어가는 일도 있었다.
도성회는 이렇게 번 돈을 ‘비영리법인’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세금도 안 내고 자기들끼리 나눠 가졌다. 도성회 임원은 자회사 임원을 겸직하며 수천만 원의 급여를 챙겼다. 또 도성회는 자회사로부터 10년 동안 88억 원을 배당받았는데 이 중 절반을 도공 퇴직자들에게 생일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뿌렸다. 국토부는 도성회가 회원들에게 나눠준 40억 원에 대해 탈세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독점적 운영권이 보장되는 공공 인프라인 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국정감사 등에서 여러 차례 도공의 전관예우 문제가 지적됐음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국토부가 ‘카르텔 일소’를 약속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도성회의 휴게소 이권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전현직 짬짜미는 비단 도공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철도, 수도, 주택 등 다른 공공 분야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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