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29년만에 시행
휘발유 공급가 1724원, 경유 1713원
국제 유가 변동 반영해 2주마다 조정
주유소 판매가격은 규제 대상 제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6.3.12 서울=뉴스1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13일부터 전격 시행한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약 30년 만에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첫 사례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 최고가격을 현 공급가보다 휘발유는 100원 이상, 경유는 200원 이상 낮게 결정하면서 향후 2주간 주유소에서 팔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L당 1800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개최하고 정유사가 공급하는 석유 제품의 최고가격을 L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 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3일 0시부터 시행된다. 2주간 적용될 첫 최고가격 상한선은 12일 기준 정유사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L당 1830원)보다 106원 낮게 매겨졌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주유소별 임차료와 운영비 등 영업 여건에 따라 판매가격 차이가 큰 만큼 일률적인 가격 규제가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 판매가격의 과도한 인상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이 과도하거나 매점매석 의심 주유소는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1900.25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고가격 기준을 2월 마지막 주로 잡으면서 가격을 크게 끌어내렸다. 양 실장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공시해서 소비자가 개별 주유소의 판매가격이 비싼지 아닌지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가격은 국제 유가(싱가포르 석유 제품 가격) 변동을 반영해 2주마다 조정된다. 가격 안정 효과와 유가 반영 시차, 정부 부담 등을 종합 고려한 조치다. 가격 안정화를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조정 주기 변경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로 마진이 줄어들 정유사가 국내 공급을 줄이고 수출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석유 제품 수출 물량을 지난해보다 많지 않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전해 주기로 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는 가격 통제로 인해 발생한 사업자 손실을 국가가 보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정유사가 자체적으로 손실액을 산정하고 공인 회계법인의 심사를 거쳐 정부에 정산을 요청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이를 검증하고 분기 단위로 손실을 보전해 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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