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서밋 2025’서 기조연설
“젠슨 황도 우리를 핵심공급사 집어
너무 많은 기업들이 칩 요청해 걱정”
시총 질문엔 “조금 더 올라갈것 희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을 진행하던 도중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을 언급하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늘려 병목 현상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SK하이닉스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은 업계에서 충분히 증명됐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SK하이닉스를 ‘메이저 서플라이’(핵심 공급사)로 집었다”며 HBM 사업에 대한 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너무 많은 기업으로부터 메모리 칩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엔비디아도 ‘블랙웰’ ‘루빈’ 등 (AI 칩)을 만들 수 없다”며 “그만큼 한국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와 내년 HBM 공급 협의를 마쳤으며, 9월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은 HBM은 물론이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내년 생산 물량이 모두 사전 판매됐다.
3일 서밋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AI 인프라 전시품을 살펴보는 모습.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종가 기준 62만 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9% 상승했다. 최 회장은 그룹의 시가총액 목표를 묻는 질문에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희망한다”면서 “AI가 얼마나 발전되고 자원을 얼마나 더 투입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회장은 최근 불거지는 ‘AI 거품론’과 관련해선 반대로 AI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근거로 △AI 추론의 본격화 △기업 간 거래(B2B)의 AI 도입 확대 △AI 에이전트 등장 △국가 간 소버린 AI 경쟁 등을 꼽았다.
최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확대 방안으로 최근 가동 준비를 마친 청주 M15X 공장과 2027년 완공될 용인 클러스터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에는 커다란 팹 4개가 들어가는데, 1개 팹에 청주 M15X 6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라며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24개의 M15X 팹이 동시에 돌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기조 연설자로 나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시대에 다변화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HBM, D램, 낸드 등으로 ‘풀 스택 AI 메모리 제품군’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6년부터 HBM4 16단, HBM4E 8·12·16단, 커스텀 HBM4E를 순차 출시하며, HBM5와 HBM5E는 2029∼2031년 선보일 예정이다.
SK AI 서밋은 SK그룹 차원에서 매년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등 총수 일가와 SK그룹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정재헌 신임 SK텔레콤 CEO도 이날 기조 연설에 나섰다. 올해는 ‘AI 나우 앤드 넥스트(Now & Next)’를 주제로 행사가 개최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