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사 대면조사” 주장 송경호 빼고 ‘尹총장 대변인’ 이창수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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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 수사’ 檢 지휘라인 교체]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인사
李, 추미애 ‘尹징계’ 청구에 반발성명… 성남지청장때 ‘이재명 성남FC의혹’
전주지검장 임명후 文 前사위 수사… 檢내부 “8개월만에 대폭인사 이례적”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3·사법연수원 30기)은 ‘특수통’과는 거리가 멀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낸 이후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이 지검장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 등 요직을 거쳤지만, 2020년 8월 인사에서 대검 대변인으로 발령받기 전까지 윤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친윤 검사’ 이창수, 연이어 야권 수사

이 지검장이 친윤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건 이른바 ‘추-윤 갈등’이 불거진 이후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자 검찰 내 반발 기류가 확산됐는데, 이 지검장 등 당시 대검 중간간부들이 직무 배제를 재고해 달라는 공동 성명을 낸 것이다. 현 정부 출범 후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수사했다. 이 대표의 여러 의혹 가운데 검찰이 피의자 조사를 한 첫 번째 사건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전주지검장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등 야권을 겨냥한 수사를 연이어 지휘해 왔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은 물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도 수사 중이어서 이 지검장이 야권을 겨냥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 “김건희 대면조사 필요” 송경호는 교체

검찰 안팎에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54·29기)이 지난해 연말부터 김 여사 조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면서 경질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송 지검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종결지으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대면조사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월 취임 직후 “4·10총선 전에는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경질설은 잠시 잦아들었다.

그러나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해 전담수사팀 구성과 엄정·신속 수사를 지시하면서 상황은 다시 긴박하게 돌아갔다. 디올백 수사 역시 송 지검장의 지휘 아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 중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디올백 수사를 ‘프리퀄’(본편보다 앞선 이야기)로 활용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도 동시에 수사할 거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달 중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검찰의 움직임에 불쾌감을 표하거나 이 총장을 향한 불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7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을 부활시키고 김주현 민정수석을 임명하자 검찰 고위직 인사가 곧바로 단행될 거란 관측이 제기됐고, 실제 법무부는 13일 대규모 인사안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하면 김 여사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의 임기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물갈이 인사가 대규모로 단행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9월 인사 후 8개월 만에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모두 교체한 것은 통상적인 인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송 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김창진 1차장검사(49·31기)와 고형곤 4차장검사(54·31기)도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모두 비수사 보직이다. 이른바 ‘좌천성 승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김 여사 수사를 맡고 있는 김승호 형사1부장과 최재훈 반부패2부장은 유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여사 수사가 2건이나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휘부를 모두 교체한 것을 두고선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꾼 것”이라는 비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이 총장을 보좌했던 대검 참모들도 전국으로 흩어졌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송경호#이창수#서울중앙지검장#교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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