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보내는 태극전사 “한번도 감독님 의심안해…감사하고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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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6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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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한국 벤투 감독이 브라질에 1-4로 패한 뒤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한국 벤투 감독이 브라질에 1-4로 패한 뒤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과 헤어지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53)에 대해 태극전사들은 아쉬움을 전하며 앞날을 응원했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브라질 16강전이 끝난 뒤 대표팀 ‘캡틴’ 손흥민은 취재진과 만나 벤투 감독에 대해 “4년 동안 감사하다는 인사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어떤 축구를 하시는지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많은 분이 의심하셨는데 결국엔 월드컵에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보이니 박수를 보내주셨다”며 “어떻게 보면 4년 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우리 선수들 몸에 익은 거다. 이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더 앞으로 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님은 항상 선수들을 보호해주고 생각해주셨다. 감독님이 오시고서 주장을 맡았는데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감독님의 앞날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미드필더 황인범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벤투 감독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는 벤투 감독의 데뷔전인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뒤 ‘황태자’로 불리며 놀랄 만큼 성장했다.

황인범은 “감독님은 내게 정말 감사한 분이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저 선수를 왜 쓰냐’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감독님이었다면 흔들렸을 텐데도 저를 믿어주셨다. 그분으로 인해 제가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공격수 조규성도 “감독님이 선수들과 한 명씩 악수하실 때 나도 눈물이 나왔다. 정말 슬펐다”며 “감독님과 코치진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는 조규성에게 지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는 조규성에게 지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1 동점 골을 터뜨린 베테랑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4년 동안 한 명의 감독으로 월드컵을 준비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월드컵 때마다 본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감독님이 교체돼 준비하는 시간이 짧았는데, 이번엔 4년 동안 벤투 감독님 체제로 준비하며 보완할 여유도 있었고 안 좋은 상황을 좋게 만드는 걸 배우기도 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4년 동안 다들 너무 고생했고 믿고 따라줘서 고맙다. 그 여정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셨다”며 벤투 감독의 ‘고별 메시지’를 전했다.

벤투호의 중원을 지키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도 “4년을 돌아보면 매 순간 완벽하지 않았고 힘들 때나 경기력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중심을 잡아주고 흔들리지 않게 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며 “원하는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선수들과 우리 팀이 자랑스럽고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선수들은 다 믿고 있었다”며 “16강에서 끝나 아쉽지만 그래도 준비한 것이 잘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2018년 8월 한국 사령탑에 오른 벤투 감독은 한 번의 월드컵을 준비하는 여정 전체를 지휘한 끝에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브라질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로 한국 감독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거취를 정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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