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측 “고인 명예 훼손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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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20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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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법률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언론 보도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9.20/뉴스1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법률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언론 보도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9.20/뉴스1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유족 측은 20일 “고인의 명예가 훼손된다면 이는 곧 남아 있는 유족분들의 슬픔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민고은 변호사는 이날 서울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결국 살인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이외의 모든 것은 부차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 변호사는 “피해자는 더 이상 범죄 피해 속에서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온당한 처벌을 받기 바라며 탄원서를 작성하고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도 적극적으로 경찰 수사관님과도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분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탄원서에도 ‘누구보다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히는 강하고 용기 있는 분이었다”며 “피해자분께서는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고 이 일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했다”고 했다.

민 변호사는 “그런데 피고인의 추가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분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고 초기에는 전혀 다른 사실관계로 언론 보도가 이뤄졌다”며 “유족분들의 뜻에 따라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언론인터뷰를 계속했지만 게시되는 기사는 저의 의도와는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때로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 인터뷰가 수사권 등 누군가의 정치적 담론에 근거가 되기도 하는 등 고인의 죽음이 누군가에게 이용되는 것 같아 더욱 침묵하게 됐다”며 “더 이상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공개된 사실관계가 누군가의 정치적 담론의 근거가 되도록 해석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며 “본질이 아닌 것들에 대해서는 취재 및 보도를 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8시 56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입사동기인 역무원 A 씨(28)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을 이번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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