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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다르게 보기’로 시작하는 혁신적 생각

입력 2022-05-21 03:00업데이트 2022-05-2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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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사고의 놀라운 역사/슈테판 클라인 지음·유영미 옮김/284쪽·1만6800원·어크로스
이탈리아 볼차노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5300년 전의 미라 ‘외치’는 발견 당시 허리 주머니에 검은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말굽버섯의 껍질을 벗기고 속살을 말린 것으로, 불을 붙일 때 부싯깃(부싯돌을 때려 생긴 불똥을 받는 마른 물건)으로 쓰였다. 불을 발견한 인류는 불을 붙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물과 재를 섞은 액체에 버섯 살을 넣어 끓여낸 다음 소변에 3주간 담가두면 더 쉽게 불이 붙는다는 것도 알아냈다. 현재의 인류는 이 같은 창의성을 토대로 지구에서 가장 뛰어난 발전을 이뤄냈다.

창의적인 사고는 모차르트나 피카소,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소변까지 활용한 불붙이기는 ‘집단의 뇌’가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혼자 목욕하다가 넘치는 목욕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친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도 축적된 집단의 뇌 덕분에 부력의 원리를 알아냈다고 말한다. 아르키메데스가 살았던 기원전 3세기 후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엔 50만 권의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있었고 그는 당대 이름 있는 천문학자, 수학자들과 교류했다.

1450년경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활자판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인류의 창조성은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코페르니쿠스도 좋은 천문학 장비가 아니라 천문학 책 덕분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중세 스페인 천문학자들이 별과 행성의 위치를 기록한 ‘알폰신 테이블’과 콜럼버스가 1492년 대서양 항해를 나설 때 가져갔던 레기오몬타누스의 ‘천체위치추산표’가 인쇄본으로 나오면서 코페르니쿠스는 이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이를 토대로 1543년 ‘천체의 회전에 대하여’를 펴내며 지동설을 주창했다.

인공지능(AI)의 시대에도 기계가 인간의 창조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기계가 축적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어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창조적 사고는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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