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사진 등 통해 억압 표현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의 ‘밤을 넘는 아이들’ 전시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 10명이 가정에서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을 주제로 제작한 회화, 사진, 설치, 영상작품 104점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개인적 경험이 담겨 있다. 김수정의 ‘The war: 가장 일상적인’(2017년)은 단소, 골프채, 우산 등을 진열해놓은 작품이다. 일순간 ‘사랑의 매’로 돌변하는 생활도구를 통해 화목한 가정 이면에 도사린 억압을 표현했다. 고경호는 돌이나 졸업사진 등 가족 앨범에서 흔한 장면을 그린 ‘들러리’(2019년)를 통해 한 가정의 아들로서 기대되는 역할과 실제 자신 사이의 괴리감을 표현했다.
“집 나왔으면 들어가라는 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대신 위로와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용기 내서 나온 이유가 있어요.”
“저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아요. 비행기도 타보고 싶고 로켓도 타보고 싶고….” 3월 13일까지. 무료.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