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첫 접종을 앞둔 요양병원 및 시설에서는 긴장감 속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경기 의정부시 카네이션요양병원의 노동훈 원장(45)은 21일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1분기(1∼3월) 중 이 병원 접종 대상자는 노 원장 등 직원 52명과 65세 미만 환자 18명 등 70명이다.

지난주 접종 교육을 모두 마친 노 원장은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백신에 없는 항목도 면밀히 살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가 첫걸음을 잘 떼야 이후 접종도 순탄할 것이란 생각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접종을 실제 시행할 간호사들은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40년 차 베테랑인 서울 구로구 제중요양병원 간호국장인 최경숙 씨(63·여)는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 백신 접종과 같은 근육주사라 실습을 많이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그래도 중환자들은 (경험 많은) 내가 직접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를 포함해 이 병원 1분기 접종 대상자는 181명이다. 그는 “미국에 사는 아들이 접종을 받고 나서 ‘문제없으니 걱정 말라’고 연락했다”며 “기왕 맞을 거 다들 기쁜 마음으로 맞아서 항체 효과가 잘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요양병원 환자나 시설 입소자도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노 원장은 “입소자들이 감염 위험 탓에 오랫동안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며 “접종이 잘 진행되면 곧 가족을 볼 수 있게 될 거라고 기대하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중부권역접종센터 감염관리팀장인 간호사 박은경 씨(46·여)는 “효과가 100%이거나 이상반응이 없는 백신은 없다”며 “접종에 대해 너무 앞서서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해 마련된 충남 천안시의 한 실내체육시설에서 일하게 된다. 접종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센터에는 화이자용 초저온 냉동고가 설치됐다. 최근 이 냉동고를 맨손으로 열려던 박 씨는 관리기사에게 “일반 냉동실인 줄 아느냐. 손 다친다”며 혼이 났다. 그는 “말로만 듣던 ‘초저온 백신’이 온다는 게 실감이 났다”며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나 하나쯤 안 맞아도 괜찮겠지’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국내 유일한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인천 옹진군의 권은정 보건소 주무관(39·여)은 “백령도 요양시설 입소자 등 관내 접종 대상 31명이 모두 접종하겠단 의사를 밝혀 한시름 놓았다”며 “기상 악화 없이 백신이 잘 배송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년간 선별진료소 근무를 마치고 접종 업무를 준비 중인 이정원 전남 여수시보건소 주무관(31·여)은 “드디어 백신 접종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기약 없어 보이던 사태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실수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최경숙 씨는 “코로나19 백신은 한 바이얼(vial·약병)에서 여러 명분을 뽑아 접종하는데 정확한 양을 뽑아낼 수 있을지, 뽑는 과정에서 약병에 변질을 일으킬 수 있는 공기가 들어가지 않을지 염려된다. 관리와 폐기 방법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권 주무관은 “아직 전산 시스템이 불안한지 지난주 1분기 의료시설을 확정하는데 계속 오류가 나서 작업이 더뎠다”며 “접종 시작 전까지 시스템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백신 접종일부터 7일간,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사라진 날부터 7일간 헌혈을 하면 안 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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