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요양병원 노인→의료진→65세 이상…“상반기 1000만명 접종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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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질병청 백신 우선접종 계획안

정부는 2월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을 위해 이달 중 세부 접종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접종 계획의 핵심은 우선 접종 대상자와 순서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차례 4가지 기본 원칙을 밝혔다. 우선 코로나19 확진 시 중증질환으로 악화하거나, 고(高)위험군에 전파시킬 위험이 큰 사람이다. 고령층이 대표적이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크거나, 사회 기능 유지를 위해 감염을 막아야 하는 경우다. 의료진이 해당된다.

정부가 만 50세 이상 국민을 모두 우선 접종 대상으로 검토하는 건 첫 번째 이유 때문이다. 현재까지 사망자와 확진자 중 상당수가 50대 이상인 만큼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 “상반기 중 고령층 접종 완료해야”

10일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의 우선 접종 대상자 계획안에 따르면 국내 최우선 대상자는 요양병원 등 집단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이다. 대부분 오랫동안 만성질환을 앓아온 고령자라 코로나19 감염 시 치명률이 높고, 집단시설 특성상 바이러스 전파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이들과 함께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코로나19 치료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보건소 등의 1차 대응 인력이 접종 1∼3순위에 들어갔다.

이들이 접종을 마치면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접종을 받는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질병청 추산 835만9000명이다. 4순위부터 대규모 접종이 시작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1∼6월) 중 65세 이상 노인의 백신 접종이 끝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장은 “상반기에 1000만 명 접종을 완료해야 하반기(7∼12월)에 나머지 우선 접종 대상자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 50∼64세 장년층 백신 접종은 하반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50∼60대는 65세 이상 노인보다 치명률이 낮지만, 환자 수가 국내 전체 코로나19 환자(6만8664명)의 34.6%인 2만3751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사망자 역시 50대부터 그 수가 늘어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취약계층의 감염을 막는 것과 동시에 이들의 감염 길목도 차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고위험군인 노인 및 만성질환자의 경우 함께 사는 보호자도 우선 접종 대상자에 넣었다. 교사 등 소아청소년 대상 교육 및 보육 종사자 역시 마찬가지다. 소아·청소년을 접종대상에서 빼는 대신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교사 등을 접종 대상에 넣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접종 대상자들의 경우 전액 무료접종을 할 방침을 세우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경우 무료접종 대상자에 대한 지원금을 국비와 지방비에서 충당했지만,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예비비로 충당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19∼49세 일반 성인 등은 접종 시 일부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 2009년 신종플루의 경우에도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일반 국민은 유료로 접종했다.

○ 백신 접종증명 발급도 검토

정부는 11월까지 우선 접종 대상자 3252만 명에 대한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 등이 변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도입 가능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 화이자, 얀센 백신으로 총 3600만 명분이다. 이 분량이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 상반기 중 얼마나 많은 백신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도 방역당국이 크게 염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정부는 접종자의 접종 전 기저질환부터 접종 후 부작용까지 한 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화이자·모더나 등 초저온 유통·보관이 필요한 ‘mRNA’ 백신을 접종할 거점센터도 선정할 예정이다. 일선 병원은 물론이고 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도 백신 접종에 활용할 예정이다. 노인들의 경우 ‘방문접종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필수접종 인원이 전례 없이 많은 만큼 누락이나 중복을 막는 것도 숙제다. 백신별 접종 횟수도 달라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예방접종 사이트에서 발급 가능한 접종 증명 외에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별도의 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노인#의료진#65세#백신#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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