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원전 변호인 징계위 투입은 반칙” vs 이용구 “문제될것 없다”

배석준 기자 , 박효목 기자 , 김준일 기자 입력 2020-12-04 03:00수정 2020-1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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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업무복귀]‘이해충돌’ 논란… 野, 지명철회 촉구
첫 출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차관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낸 뒤 메모지를 들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과천=뉴시스
“징계 청구 사유에 월성 원전 관련 사안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3일 오전 법무부 과천청사로 처음 출근하면서 ‘백운규 전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을 변호한 이력 때문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위원회에 맞지 않는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차관은 “지금 대전지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수사팀 검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 “전혀 무관하다” 해명에도 검찰 반발 확산

이 차관이 업무를 시작한 날에 현직 검사는 이 차관의 임명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대검찰청 감찰2과장을 지낸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반칙을 해도 정도껏 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아무리 급해도 월성 원전 사건의 변호인을 차관으로 임명해 징계위원으로 투입하는 건 정말 너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 집권세력이 태도를 바꿔 검찰총장을 공격하게 된, 그 계기가 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이셨는지도, 검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이 파다하다”고도 했다. 이 차관은 조 전 장관 재임 당시에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냈으며 검찰의 조 전 장관 수사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백 전 장관을 변호한 이 차관이 당연직 징계위원을 맡게 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를 배제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지난달 5일 원전 수사와 관련해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에 대한 여권의 반발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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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장검사의 글에 한 검사는 “윤 총장은 월성 원전 수사의 최고 책임자이고 이 차관은 월성 원전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됐던 사람이므로 월성 원전 수사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징계직무는 자신의 재산상 이해와 관련돼 공정한 직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며 “징계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에도 해당한다”고 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백 전 장관 측 변호인으로 해당 사안을 맡아 왔던 변호사가 대전지검에서 대검으로, 또 법무부로 수사 내용이 보고됐을 경우 수사 정보 자체가 외부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원전 폐쇄 관련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차관은 정식 선임계를 내고 백 전 장관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다가 차관 내정 당일인 2일 사임계를 제출했고 대한변호사협회에도 이날 휴업을 신고했다. 한 고위 간부는 “원전 폐쇄와 관련해 얼마나 범죄를 가리려 했으면 법무부 차관에 백 전 장관 변호사를 데려오냐”라며 반발했다.

○ 청와대, “다 알고 있던 사실…문제 없다”

청와대는 이 차관의 선임 내역을 인사 검증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 검증 단계에서 변호 이력은 다 검증을 한다”며 “백 전 장관의 변호를 맡은 것은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윤 총장의 징계 사유에 월성 1호기 수사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고 징계위원회 때문에 이 차관을 임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법무부 징계위원회를 앞둔 시기에 윤 총장의 정치공작은 더욱 무모함의 극을 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야당은 이해충돌이라며 이 차관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차관이 검찰이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월성 원전 1호기와 관련된 백 전 장관 변호인이었다는 자체가 이해충돌이다. 지금이라도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법무부 장관과 차관이 역대 이렇게 정권 사람들로 채워진 적이 없다. 정부조직법상 (법무부를) 정권변호부, 정권옹호부로 이름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홍종기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핵심 피의자인 백 전 장관의 변호인을 신임 차관에 임명해 윤 총장 징계를 맡긴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박효목·김준일 기자
#이용구#검찰#원전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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