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에 스텝백 슛’ 아버지 영상 보고 깜짝 놀랐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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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아들’ KT 허훈 새 시즌 각오
시간 갈수록 아버지 새롭게 보여…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 하게 돼
예능프로그램 ‘도시어부2’ 출연… 아버지와 낚시 추억 쌓고 힐링
앞으로 슈팅가드로 많이 나설듯 내 공격성향에 맞고 체력안배 도움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의 아들인 프로농구 KT 허훈이 새 시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승부욕과 재능을 더 꽃피우겠다고 다짐했다. 허훈이 8일 KT 올레빅토리움 체육관에서 우승이라는 대어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농구공을 팔로 꼭 안고 포즈를 취했다. 수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의 아들인 프로농구 KT 허훈이 새 시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승부욕과 재능을 더 꽃피우겠다고 다짐했다. 허훈이 8일 KT 올레빅토리움 체육관에서 우승이라는 대어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농구공을 팔로 꼭 안고 포즈를 취했다. 수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DNA를 확실하게 빛내고 싶은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네요.”

프로농구 KT 포인트가드 허훈(25·180cm)이 10월 개막하는 정규리그를 앞두고 스스로 숙제를 던지면서 답을 찾고 있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55)의 둘째 아들인 그는 지난 시즌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대를 이어 농구 대통령이 됐다. 8일 경기 수원 KT 올레빅토리움 체육관에서 만난 허훈은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두 어깨가 무겁다”며 “빨리 개막을 해야 부담감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농구를 대표하는 스타가 되고 보니 아버지의 존재가 새롭게 보인다고 했다. 최근 허훈은 인기 예능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허 전 감독과 몇몇 TV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다. 17일 오후 9시 50분 방영 예정인 채널A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에서도 부자지간의 케미를 선보인다. 선수 시절부터 낚시광으로 유명했던 아버지와 달리 허훈은 “이번에 낚시를 처음 해봤다. 분위기가 굉장히 새로웠고 여유로워 좋았다”며 “다음에 아버지, 형(허웅 프로농구 DB 선수)과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시즌에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도시어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녹화 때 만난 예능인분들이 너무 웃겨서 소름 돋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어릴 때 소풍 가는 느낌이라 좋은 추억 쌓으며 힐링이 됐다”고 전했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인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허재(오른쪽)-허훈 부자. 채널A제공
채널A 예능 프로그램인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허재(오른쪽)-허훈 부자. 채널A제공
도시어부를 끝으로 허훈은 몰려드는 TV 섭외를 마무리하고 본업인 농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20일부터 전북 군산에서 개막하는 KBL 컵대회 출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실전 대비에 나선다. 허훈은 “앞으론 연예 기사가 아니라 다시 농구 기사에 많이 등장해야 할 것 같다. 아버지가 농구하는 것을 끝까지 반대했다면 지금 연예계에 있었을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내 ‘끼’를 농구에 발산할 수 있도록 해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새 시즌에는 허훈에 대한 각 팀의 견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비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허훈은 “1 대 1 수비는 자신 있는데 2 대 2 플레이에서 파생되는 상대 공격을 쉽게 허용했다”며 “서동철 감독님이 공간이 뚫렸을 때 바로 메우는 ‘질식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라고 하신다”고 했다.

수비 비중이 커지면서 체력이 걱정이다. 상대가 전담 ‘마크맨’을 붙여 괴롭히는 경기에도 상당히 약했던 그는 “이럴 땐 (김)윤태 형이 포인트가드(1번)를 보고 내가 슈팅가드(2번)를 맡을 수도 있다. 장기인 돌파도 되고 내 공격 성향이 강하게 나오는 데다 체력 안배도 할 수 있어 편하다”고 했다.

유튜브를 통해 아버지의 현역 시절 플레이 모습을 보는 것도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 허훈은 “아버지가 최근 유행하는 스텝백 슛(앞으로 드리블을 치고 나가는 척하다가 스텝을 뒤로 밟고 던지는 슛)을 30년 전에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올 시즌 낚고 싶은 대어를 물었더니 “당연히 첫 우승이다. 개인이나, 팀이나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답했다.

수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kt 허훈#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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