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교관 성추행 의혹, 뉴질랜드도 납득할 엄정한 재조사를

동아일보 입력 2020-08-03 00:00수정 202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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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관이 2017년 11, 12월경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뉴질랜드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뉴질랜드 정부의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이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1일 해당 외교관에 대해 “뉴질랜드에 들어와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외교관 면책특권이 성추행 같은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신병을 넘길 것을 요구한 것이다.

우리 외교부는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개인에게 타국에 가 조사받으라고 강제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양국 간에 심각한 외교적 갈등으로 번진 상황에서 외교부가 이 문제를 계속 덮고 갈 수는 없다.

이 문제가 국가 간의 갈등 이슈로까지 커진 데는 사건을 대충 때우고 넘어가려던 외교부의 책임이 크다. 성추행 의혹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난 2018년 2월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을 귀국시키고 감봉 1개월의 경징계 조치를 내린 뒤 곧바로 동남아 국가의 총영사로 발령 냈다. 뉴질랜드 측에서 볼 때는 성범죄를 저지른 외교관을 본국으로 빼내 처벌을 면케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 외교부는 뉴질랜드 경찰이 지난해 9월 한국대사관 폐쇄회로(CC)TV 등에 대한 수사 협조를 요청해 왔을 때도 거부했다.


이런 사건을 적당히 뭉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칫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진상 파악이 우선인 만큼 해당 외교관을 조속히 국내로 소환해 다시 조사해야 한다. 한국 정부의 조사에 뉴질랜드 측을 참여시키는 등 조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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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외교관#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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