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與 ‘사법개혁 3법’〈1〉… 법왜곡죄, 위헌 소지에 끝까지 눈감나

  • 동아일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손을 들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서 재판소원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손을 들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서 재판소원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위헌 논란이 제기된 법왜곡죄를 담은 법안이 이달 말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법왜곡죄 법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한 데 이어, 11일 재판소원법안과 대법관 증원법안을 법사위에서 가결시켰다. 민주당은 이들 3개 ‘사법개혁법안’을 24일 국회 본회의 때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왜곡죄는 위헌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각계에서 제기돼 왔다. 판검사가 사실을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한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인데, 법 왜곡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또 법관과 검사들을 위축시켜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이 대법원은 물론 법무부에서도 나왔다. 일선 판사들은 이런 조항이 판결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에게 법원을 공격할 무기를 주게 될 것이라며 공개 반대하기도 했다. 사법개혁을 지지해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마저 법이 남용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법왜곡죄 등 사법개혁안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의 주장이 대부분 관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의원총회에서 “법사위원들에게 따끔히 경고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그때뿐이었다. 법 적용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수정하자는 제안에도 법사위원들은 원안 고수를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한 법사위원은 “법왜곡죄가 있었다면 김건희 무죄도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결에 납득이 안 간다면 항소 등 사법 절차를 통해 다투면 될 일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이 법안을 “시간표대로 타협 없이 처리하겠다”고 한다. 법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판검사들이 위축되고, 이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남발되는 등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하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나중에 폭정이 행해질 때 사법이 폭정을 견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훗날 법왜곡죄를 권력 독점 수단으로 악용하는 독재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런 위험성 때문에 “문명국의 수치”라는 비판(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까지 나오는 것이다.


#법왜곡죄#사법개혁법안#위헌 논란#법제사법위원회#재판소원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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