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현금 2000만원 든 가방 옆에 두고 공원서 ‘쿨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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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50대, 신고받은 경찰이 깨워

“금팔찌를 찬 남성이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습니다. 살펴봐 주세요.”

28일 오전 4시 8분경 경남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60대 남성 A 씨가 “행인이 공원 언저리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며 전화를 했다. 경찰은 마산중부경찰서 오동파출소 당직 순찰차를 현장에 출동시켰다.

김모 경위(55) 등이 도착했을 당시 B 씨(50)는 코를 골며 잠을 자고 있었다. 손목엔 고급시계를 차고 있었고 손가방은 몸에서 저만치 떨어진 곳에 놓인 상태. 손가방에는 현금뭉치가 들어 있었다. 김 경위 등은 가방을 챙긴 뒤 B 씨에게 “일어나시라”고 종용했으나 인사불성. 결국 몇 차례 어깨를 흔들자 B 씨는 겨우 잠에서 깼다. 그는 경찰관의 간섭이 마뜩잖은 듯 순찰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손가방에는 5만 원권과 1만 원권 등 현금 약 20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B 씨는 이 돈을 공사대금이라고만 했을 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파출소에서 커피를 한잔 마신 B 씨는 연락을 받고 달려온 부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조정래 마산중부경찰서장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신고를 해 준 A 씨의 시민정신, 그리고 신속하게 출동해 사고를 막은 당직 경찰관의 투철한 책임감 모두 칭찬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게 감사장을 줄 계획이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음주 50대#현금뭉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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