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치유의 축제… 문화향기 가득한 ‘직지 숲’으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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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10월 개막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직지의 다양한 가치를 조명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 그 가치를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문화축제다. 청주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제공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직지의 다양한 가치를 조명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 그 가치를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문화축제다. 청주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제공
‘직지의 고장’인 충북 청주에서 10월 1∼21일 ‘2018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직지숲으로의 산책’(A Walk in the JIKJI Forest)을 주제로 청주예술의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2016년 ‘유네스코(UNESCO) 직지상 시상식’과 ‘직지축제’를 통합해 치른 뒤 두 번째 정부공인 국제행사로 열린다.

기록유산의 성지(聖地) 청주


직지 활자.
직지 활자.
올해 직지페스티벌은 정부 공인 국제행사의 위상에 걸맞게 ‘세계인쇄박물관협회 창립총회’와 ‘직지상 2.0 라운드 테이블’ 등의 국제회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0월 1∼3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세계인쇄박물관협회(IAPM) 창립총회에는 전 세계 50여 개 국, 80여 개 인쇄문화 관련 기관과 박물관, 전문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IAPM은 전 세계의 인쇄박물관이 참여하는 지식정보공동체 조직이다. 기록유산과 인쇄문화의 보존, 지식정보 발전에 기여하고, 인쇄문화와 역사, 유산과 관련한 학술과 교육, 문화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2016년 열린 직지페스티벌 때 IAPM 회의가 처음 열렸다. 이때의 만남을 계기로 인쇄문화 교류의 필요성과 협력의 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돼 이번에 IAPM이 창립하게 됐다. 또 당시 이를 계기로 청주시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지난해 11월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직지상 2.0 라운드 테이블’은 유네스코 직지상(賞)을 수상한 기록문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들은 지식의 보존과 접근, 활용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적인 공동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직지상은 기록유산의 보전과 연구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는 아프리카의 이슬람 문서 보전 관련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인 ‘사바마-디’(SAVAMA-DCI)가 수상한다. 시상식은 10월 1일 개막식 때 열린다.

직지가 보내는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

청주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는 2016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우수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은 ‘책의 정원’을 발전시켜 시민 추천도서로 ’우리가 만드는 지혜의 숲 책의 정원’을 꾸민다. 책의 정원은 직지가 탄생한 1377년을 기념해 책 1377권을 추천받아 조성된다.
청주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는 2016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우수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은 ‘책의 정원’을 발전시켜 시민 추천도서로 ’우리가 만드는 지혜의 숲 책의 정원’을 꾸민다. 책의 정원은 직지가 탄생한 1377년을 기념해 책 1377권을 추천받아 조성된다.

이번 직지코리아는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키면 그곳에 깨달음이 있다’는 직지의 본뜻에 주목해 현대인에게 필요한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주제전 ‘무심의 숲’은 직지를 느끼고 직지의 정신에 젖어들 수 있는 전시공간이 연출된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숲 이미지의 조명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림천에 직지 내용과 식물 이미지를 인쇄해 ‘직지숲으로의 산책’이라는 주제를 살려낸다.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직지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자리도 마련됐다. 청주예술의전당 1층 전시실에서는 직지를 쓴 백운화상의 가사와 장삼, 그리고 직지의 시주자 묘덕의 의복이 고증을 통해 재현된다. 또 당대 최고승인 인도 지공선사가 고려를 방문했을 때 묘덕에게 내린 ‘묘덕계첩’도 처음으로 선을 보인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는 ‘직지 숲’이 조성된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던 세계적인 작가 한석현이 재생과 순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민과 어우러지는 축제

이번 축제는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시민들과 함께 지역에 오랫동안 남을 콘텐츠를 보여줄 예정이다. 청년협동조합은 메인 콘텐츠 가운데 하나인 ‘1377 고려저잣거리’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보여줄 계획이다. 젊은 창업가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흥덕로(일명 운리단길)에는 애나한 작가의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된다.

치유(힐링)산업전도 눈에 띈다. 청주롤러스케이트장에 마련된 100여 개의 부스에서 명상과 요가 등 프로그램과 드로잉 DIY 수업 등의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축제 기간 매주 금토일 밤에는 토크청춘콘서트, DJ쇼 등이 펼쳐진다. 크러쉬, 옥상달빛, 선우정아 등 뮤지션들이 가을 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채운다.

한범덕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조직위원장(청주시장)은 “이번 직지코리아는 국제행사 품격에 맞는 전시와 학술, 강연이 준비됐고 다채로운 교육과 체험, 공연 등의 콘텐츠로 채워졌다”며 “우리 선조들이 이룩한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이다.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고려 말 3대 선사(禪師)로 추앙받는 백운화상(법명 경한)이 여러 선승들의 법어와 설법 등에서 선(禪)의 요체가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 엮은 것이다. ‘직지’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사람의 마음이 곧 부처’임을 뜻한다. 직지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1455년 인쇄)보다 78년 앞서 간행된 책이다. 1377년 청주 흥덕사(현재 터만 남아 있음)에서 인쇄된 뒤 상하 두 권 중 하권(총 38장)만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남아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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