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의사 한때 뇌사설… 당국 “사실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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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인공호흡기 착용… 수면제 투여”
서울대병원도 일부 보도 부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린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 환자·38)가 11일 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일부 언론이 제기한 ‘뇌사 상태’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35번 환자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자는 뇌사 상태가 아니며,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상황이어서 자가 호흡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면제를 투여해 재운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뇌사를 논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 관계자에 따르면, 뇌사 소동은 35번 환자의 수면 상태를 가족이 뇌사로 오해한 데서 빚어진 상황으로 보인다. 뇌사 판정은 전문의사의 판단과 뇌사판정위원회 등을 열어 최종 판단한다.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뇌사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다만 서울대병원은 환자가 급성호흡부전 상태여서 현재 환자에게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기계)를 적용하는 중이다. 에크모를 돌려 현재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이다. 급성호흡부전은 여러 원인으로 보통 수 시간에서 이틀 정도 지나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호흡 곤란을 겪는 증세다.

복지부도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35번 환자가 뇌사 상태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님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며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환자의 가족을 포함해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한 데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35번 환자는 박원순 시장이 환자가 메르스 확진 전에 재건축조합 총회 등에 참석해 대량 감염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한 점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했다. 35번 환자는 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정말 억울해서 더 아팠고, 밤새 잠을 못 자 괴로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35번 환자는 박 시장에 대해 개인적인 사과를 원하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이진한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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