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두번째 美기자 참수” 다음 차례로 영국인 지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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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습 보복” 동영상 배포
IS 시리아 거점 공습요구 거세져… 美, 이라크에 350명 추가 파병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틀로프(31)로 추정되는 남성을 참수한 동영상을 2일 인터넷에 배포했다.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에서 소틀로프 기자는 오렌지색 옷을 입고 무릎을 꿇은 채 IS 대원에게 참수당했다. 지난달 19일 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동영상에서 소틀로프 참수를 예고한 지 14일 만이다.

소틀로프를 살해한 IS 대원은 검은색 두건을 두른 채 영국식 억양을 사용했다. 폴리 참수 동영상에 등장한 남성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전했다. 그는 소틀로프를 참수하기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거론하며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계속 쏜다면 우리의 칼은 너희의 목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특히 동영상에는 IS가 억류하고 있는 또 다른 인질로 보이는 사람이 등장했다. NYT는 “IS가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스를 폴리와 소틀로프에 이어 세 번째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헤인스는 11년간 군에서 활동한 보안업무 전문가로 최근 시리아에서 인권단체 활동을 하다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소틀로프까지 참수하자 오바마 행정부는 충격에 빠졌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3일 성명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참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진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무고한 미국인을 야만적으로 살인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IS 본거지 공습 시기와 방식을 놓고 주저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더욱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에서도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걸 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IS는 명백히 국경을 초월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IS는 격퇴돼야 한다”며 조속한 시리아 공습을 촉구했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정상회담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 이라크에 350명의 추가 파병을 지시했다. 이는 소틀로프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이뤄진 것으로 IS로부터 바그다드에 있는 외교 시설과 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서방 국가들에 IS 공습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는 공습 불참을 결정했고 영국은 미온적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IS#미국 기자 참수#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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