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학과도 없애는 상황에 신설? “블루오션 학과 성공 확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5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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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가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를 만드는 이유는
-'학과 신설의 산파역' 신용택 교수에게 듣는다

부산 동아대학교(총장 권오창)가 세계 제일의 해양플랜트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그 출발은 내년에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를 신설하는 것. 요즘 기존의 학과도 잇따라 없애는 상황에서 학과신설은 거의 도박이나 마찬가지. 동아대는 최근 대기업에서 18년간 근무한 해양 용접구조물 강도평가 전문가를 교수로 채용했다. 또한 해양프로세스, 기자재 및 SUBSEA개발, 해양공학, 해양구조물 위험성평가 전문가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신입생 모집 인원은 40명 정도. 교수진은 2016년까지 6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동아대는 무슨 생각으로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를 만들려는 걸까. 학과 신설의 산파역을 하고 있는 신용택 교수(조선해양플랜트 공학과)를 만나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의 미래를 들어봤다.

○ 기존의 학과들과 무엇이 다른가.

"무엇보다 화공, 기계 중심으로 교과목을 편성할 계획이다. 기존의 조선해양공학과 교과목은 대부분 선박건조에 집중돼 있다. 그러다보니 해양플랜트의 유연성이 부족하다. 해양관련 전공이 15%에 불과한 실정이다(2011 한국조선협회보고서). 일부 대학에서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해양플랜트 교육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박건조에 중심을 두고 있기에 한계가 있다. 교수진도 산업체에서 풍부한 현장경험을 가진 분들을 모셔오려고 한다. 현장 중심의 교육을 추구할 것이다."

신 교수는 "한국 조선해양산업계의 강점은 건조(Construction)에 한정돼 있다"며 "해양설계 분야 기술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외형적으로는 조선해양산업계의 수주액이 높지만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낮아 수익구조는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얘기였다.


○ 모든 대학이 정원 감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학과 신설'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배경이 궁금하다.

"우리 대학도 예외 없이 모든 학과가 정원감축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신설학과는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서지 않았다면 내가 이곳으로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신 교수는 지난해까지 삼성중공업에서 18년간 근무해온 용접 및 피로·파괴 전문가다). 동아대는 부산경남지역의 중대형 조선해양 산업체나 기자재 생산업체와 가깝고, 동남권 조선해양 연구개발 특구의 중심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크다. 또한 에너지 유관학과, 즉 화학공학, 에너지자원공학, 기계공학과 등을 모두 갖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 모든 게 학과 신설의 배경이자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다."

○ 요즘 학생들의 화두는 취업이다.

"좋은 지적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해양플랜트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해양 FEED설계와 기자재 분야다. 해양 FEED설계는 원천기술 부족으로 해외엔지니어링사가 대부분 독점한다. 그러다보니 설계 지연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조선소의 상세설계나 생산 공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나라 조선소에서는 자체 교육을 강화하고 해외 설계회사를 설립하는 등 애쓰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기자재의 경우도 국산화율이 30%도 안된다. 이런 취약점을 단기간에 극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부과정에서 화공, 기계 나아가 전기전자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춘 엔지니어를 양성하면 국산화 기간을 앞당길 수는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조선 및 해양공학의 기본 교과목에다가 해양플랜트 중심의 심화과정 교과목을 많이 넣어 부족한 해양 엔지니어 양성에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대학세상(www.daese.cc)
손진호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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