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도쿄!” 歌王 조용필 15년만에 日콘서트… 노신사들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8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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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동안 23개 히트곡 열창… ‘헬로’ ‘바운스’는 일본어로 불러

조용필이 7일 15년 만에 일본 무대에 다시 섰다. 그는 이날 오후 도쿄 국제포럼A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히트곡을 불렀으며, 신곡 ‘헬로’와 ‘바운스’는 일본어로 불렀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용필이 7일 15년 만에 일본 무대에 다시 섰다. 그는 이날 오후 도쿄 국제포럼A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히트곡을 불렀으며, 신곡 ‘헬로’와 ‘바운스’는 일본어로 불렀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곤반와! 겐키데스카?(안녕하세요! 잘 지냈나요?)”

7일 오후 6시 35분 일본 도쿄 지요다 구에 위치한 국제포럼 A홀. 일제히 소등됐던 무대 조명이 밝아지며 은색 장식이 박힌 흰 셔츠를 청바지 위로 빼입은 가수 조용필(63)이 나타나자 객석을 메운 정장 차림의 노신사들이 환호와 박수를 터뜨렸다.

조용필이 15년 만에 일본 공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1998년 일본 11개 도시 순회공연 이후 처음 연 현지 콘서트인 이번 ‘원나이트 스페셜’의 객석은 30∼80대의 중장년층 4000여 명으로 들어찼다. 일본인과 재일교포 관객이 각각 절반쯤 됐다.

조용필은 이날 1980년대 초반 일본을 강타한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추억에 안주하지 않고 21세기형 음악과 무대 연출로 무장한 ‘조용필 2.0’을 보여줬다. 무대 위 공중에 유령 같은 조명 이미지를 점점이 투사하는 ‘닷 이미지’라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 ‘미지의 세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를 때, 조용필의 머리 위로 여러 개의 점 조명으로 형상화된 거대한 갈매기가 날갯짓을 했다.

조용필은 공연에서 노년층이 듣기엔 지나치게 시끄러울 수도 있는 강한 록 사운드로 밀어붙이며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꿈’ ‘못 찾겠다 꾀꼬리’를 포함한 23곡을 2시간 동안 쨍쨍한 목소리로 쉴 새 없이 쏟아냈다.

공연에 앞서 만난 조용필은 “너무 오랜만에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좀 설레고 너무 기쁘기도 하다. (신인으로서) 쇼케이스를 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한오백년’ 같은 곡을 뺀 것도 중간에 ‘슬로, 슬로’(느린 곡들)가 많으면 콘서트의 스피드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라고도 했다.

크리에이티브만의 아시아·한국 담당 가케히 마호 씨는 “조용필은 일본의 장년 팬에게는 1980년대 엔카 계열 가수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들에게 큰 쇼크로 다가설 만한 공연”이라고 했다. 부모님을 따라 공연에 왔다는 재일교포 2세 이은아 씨(21)는 “일본 록 밴드와 한국 걸그룹을 좋아하는데 조용필의 음악은 신선하다. 60대라는 게 사실이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1987년 일본 인기 가수 다니무라 신지와 함께 부르기도 했던 ‘친구여’, 1986년 일본에서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히트곡 ‘추억의 미아’, 그리고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연달아 부른 중반부였다.

공연장에는 다니무라를 비롯해 오사토 요키치 아뮤즈 회장, 사이토 마사아키 빅터 엔터테인먼트 회장, 고이케 가즈히코 유니버설뮤직저팬 회장, 히라타 야스오 니혼게이자이신문 회장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점잖게 객석을 지키던 현지 관객들은 후반부 ‘모나리자’ ‘헬로’ ‘그대여’ ‘여행을 떠나요’에서 흥에 못 이겨 모두 기립해 공연을 즐겼다.

지바에서 왔다는 60대 관객 하야시 우미코 씨는 “조용필은 케이팝 아이돌이 아니라 진짜 ‘가수’다. 일본 가수들도 영향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라면서 감개무량해했다.

도쿄=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조용필#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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