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부 장관 후보… 특허 36건 보유한 ‘과학-IT 융합맨’

정보통신기술(ICT)업계와 과학기술계는 14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최문기 후보자에 대해 “강한 추진력을 갖춘 통신기술 전문가로 미래부가 다룰 분야를 누구보다 상세히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최 후보자는 국내 통신기술의 메카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원 출신이다. KAIST를 졸업한 1978년부터 1999년까지 21년 동안 ETRI에 몸담으며 한국의 통신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전전자교환기(TDX)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개발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낸 국내외 특허도 36건에 이른다. 그는 “나는 한마디로 엔지니어”라며 “특히 융합기술에 대해선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ETRI 원장을 맡아 진대제 옛 정보통신부 장관이 추진한 신성장동력 정책 ‘IT 839 전략’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IT 839의 핵심 산업인 로봇과 와이브로 관련 기업의 주가는 최 후보자 내정이 발표된 14일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일단 목표를 정하면 어떻게 해서든 이를 달성하려는 추진력이 강해 용장(勇將)이라는 평을 듣는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ETRI 연구원으로 일할 당시 미국에서 기술을 배워 온 뒤 몇 년간 노력한 끝에 비동기전송모드(ATM)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적이 있다”며 “강한 추진력으로 목표를 이뤄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대선주자 시절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병기 서울대 교수, 김진형 KAIST 교수와 함께 ICT 분야를 조언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가동될 때도 정책 조언을 하며 창조경제 구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주로 그에게 신기술의 산업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사퇴한 김종훈 전 후보자와는 최 후보자가 ETRI 원장 시절 김 전 후보자가 사장으로 있었던 미국 벨연구소와 통신기술 개발에 협력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최 후보자 내정에 대해 공무원들과 ICT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ICT와 연구개발(R&D)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아 조직을 세팅하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는 그가 통신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다소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최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산업과 연결하고 일자리를 만들라는 게 대통령의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융합의 대상을 콘텐츠와 문화예술, 인문사회학으로까지 확대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겠다”며 “개방형 혁신, 기업가 정신, 상호협력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최 후보자는 2010년 공직자 재산신고 때 경기 평택시 월곡동 일원 논밭, 목장을 포함한 본인과 배우자, 장남 소유의 건물, 토지 17건의 가액이 총 20억1480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20년 넘게 대전에서 거주한 최 후보자가 서울 반포동 재건축단지 아파트와 월계동 상가를 소유하고 있는 점 등이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문회 통과 전망에 대해선 “정책적인 문제는 있어도 개인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대전=전승민·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