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사설]검찰수사 대상 박 대통령의 ‘엘시티 수사’ 지시 뜬금없다

입력 2016-11-17 00:00업데이트 2016-11-17 08:40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의 비리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연루자를 엄단하라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청와대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엘시티 의혹은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 측근 인사가 개입됐다고 주장한 것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고 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 씨의 국정농단 관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박 대통령이 다른 비리 의혹 수사를 지시한 것은 누가 봐도 뜬금없는 일이다.

 지금은 박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할 일까지 챙길 때가 아니다. 박 대통령의 의도는 청와대가 엘시티 비리 의혹에까지 연루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고 자신이 정상적으로 국정을 챙기고 있다는 점을 알리려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스스로 받아야 할 검찰 조사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엘시티 비리 의혹을 서둘러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볼 때 다른 복선이 깔려 있을 거란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19년 완공을 목표로 101층 1개 동과 85층 2개 동을 공사 중인 엘시티는 2011년 승인받을 때부터 특혜 의혹과 함께 이 회장이 거액의 비자금으로 여야 정치인과 법조인 등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열흘 만에 채무보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라는 제보가 있다거나 이 회장이 ‘최순실계’에 매달 곗돈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들은 대통령 지시가 없더라도 검찰이 알아서 규명해야 할 과제다.

사설
 만약 엘시티 의혹에 야당의 거물급 정치인이 연루됐고 이를 보고받은 박 대통령이 수사를 지시한 것이라면 최 씨 게이트 물타기로 정국의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을 지시한 내용과 중간 상황보고가 깨알같이 적혀 있고,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는 ‘최 선생님에게 컨펌(확인)한 것이냐’는 문자메시지가 나왔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박 대통령은 위법 혐의를 피해가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최 씨 기소 전에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