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대파 무더기 퇴출 경고… 당권 장악에만 진심인 장동혁

  • 동아일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자신을 향한 당내의 대표직 사퇴 요구와 관련해 “누구라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요구하면 곧바로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퇴나 재신임을 요구한) 국회의원, 단체장 본인들도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정기 당무감사 결과 하위 평가를 받아 ‘교체 권고’를 받은 당협위원장 37명에 대해 경고만 하고 교체 결정은 6·3 지방선거 뒤로 미뤘다.

사실 당무감사위의 37명 교체 권고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불과 일주일 전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장 대표가 그 연장선에서 눈엣가시 같은 친한(친한동훈)계는 물론이고 최근 자신을 향해 날을 세우는 오세훈 서울시장 측 인사들까지 대거 찍어낼 기회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 징계를 앞두고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고 했던 인물이 당무감사를 주도한 데다 그 과정에서 ‘당과 다른 목소리’가 감점 처리되는 등 친장동혁계 인사들이 말하던 ‘고름 제거’ 작업이 실행되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적지 않았다.

장 대표의 교체 보류 결정으로 막장으로 치닫던 당내 갈등은 한숨 고르게 됐지만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듯하다. 당 분열로 선거를 망칠 수 없다는 현실적 고려일 뿐 장 대표의 당 장악 의지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단식 투쟁 후 당무 복귀 하루 만에 한 전 대표를 쳐낸 장 대표다. 당장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어떤 칼을 휘두를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친한계에선 이번 보류 결정을 “말 잘 들으라는 협박성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선거가 넉 달도 안 남았지만 국민의힘에선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5일 나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22%에 그쳐 더불어민주당(41%)과 19%포인트 차이가 났다. 중도층 확장을 위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이 급선무인데, 장 대표는 전한길 씨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순간 나도 장 대표를 버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놔도 이렇다 할 대응을 못 하면서 당내 반대파를 향해선 “정치생명부터 걸라”고 되받기에 바쁘다. 이래선 6·3 지방선거가 보수의 재건은커녕 보수의 실종을 확인하는 선거가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국민의힘#장동혁#당무감사#교체 권고#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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