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국회의장 후보 선출… “與엔 한번, 野엔 두번 듣고 국민엔 세번 묻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왼쪽)과 부의장 후보에 선출된 이병석 의원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왼쪽)과 부의장 후보에 선출된 이병석 의원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9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6선의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대전 중)은 8년의 공백을 깨고 여의도에 재입성한 ‘역전의 용사’다.

강 의원은 경선에서 정의화 의원과 2파전 구도를 형성했지만 진작부터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7선의 정몽준 의원을 제외하면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인 데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깊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출마 선언부터 이날 정견 발표까지 박 전 위원장을 일절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 대신 “충청에선 처음으로 의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충청민의 염원을 풀어 달라”고만 강조했다. 친박계가 당직과 국회직을 독식했다는 정치권 안팎의 지적과 자신이 속한 박 전 위원장의 원로자문그룹 ‘7인회’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육사 25기인 강 의원은 신군부 집권 직후인 1980년 10월 정치에 입문했다. 군 시절 육사 축구부 후배를 각별히 챙겼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일찍이 ‘강창희 생도’를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한다. 강 의원이 군 사조직 하나회 멤버로 활동한 것도 이런 인연에서다. 강 의원은 민정당 창당 작업에 참여했고, 37세에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해 국회에 진출했다. 박 전 위원장과의 인연은 탄핵 역풍이 거세던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터진 악재에 강 의원은 당시 재선의 박근혜 의원을 대표로 내세우는 데 앞장섰다. 강 의원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신뢰도 두터워 2007년 대선 경선 캠프를 구성할 때 강 의원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강 의원의 이력에 야권의 반발도 만만찮다.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2·12쿠데타와 광주를 피로 물들인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발탁된 5공 인사”라며 “역사 앞에 솔직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적 가치를 꼭 지키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에는 한 번 듣고, 야당에는 두 번 듣고, 국민에게는 세 번 물어서 각계의 지혜를 모아 국회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병석 의원(경북 포항 북)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포항 동지상고, 고려대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이(친이명박)계다. 그동안 ‘영포(영일-포항)라인’으로 분류돼 18대 국회에선 ‘역차별’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창희 △대전(66) △대전고, 육사 △육군 중령 △과학기술부 장관 △자민련 원내총무 △한나라당 최고위원 △11, 12, 14, 15, 16, 19대 의원

▽이병석 △경북 영일(60) △포항 동지상고(중퇴), 고려대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국토해양위원장 △16, 17, 18, 19대 의원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강창희#국회의장 선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