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보이스피싱, 피해자 계좌 돈 입금에 연기력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7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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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좌에 돈을 입금해 안심시킨 뒤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빼가려는 신종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 등장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광주 북구에 사는 A(62, 여) 씨는 26일 오전 11시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남편의 통장에서 누군가 돈을 찾으려다가 사라졌다. 수상해서 경찰에 신고했으니 경찰관을 바꿔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을 가장한 다른 남성은 "금융사건 수사를 위해 두 차례나 출석요구서를 보냈는데 왜 나오지 않느냐. 금융거래 확인을 위해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놀란 A씨는 번호를 알려주고 나서야 수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도 다른 남성이 다시 전화를 걸어 "중앙지검 OOO검사다. 500만원의 불법자금이 (A씨의) 신용카드 연결계좌에 입금됐을 테니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경찰관이 A씨의 남편인 척 하면서 "바로 전화를 걸겠다. 검사실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자 사기범 일당은 횡설수설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신용카드에서 현금 서비스를 받아 연결계좌로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A씨를 안심시킨 뒤 계좌에 있는 2600만원을 모두 인출하려 한 것으로 보고 사기범들을 쫓고 있다.

A씨는 27일 "남편을 끌어들여 겁을 주거나 '어이 김 형사'라고 말하는 등 현장음이 너무 감쪽같았다"며 "7~8명의 남녀가 잇따라 전화해 치밀하게 움직이는데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누구라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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