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0주년 기획]“나눔은 나눔을 낳아요” 다문화 어린이들 소통의 하모니

동아일보 입력 2010-07-15 03:00수정 2010-07-1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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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예술 ‘세례’ 받은 이들
바이올린 - 핸드벨 연주로
지역사회 나눔공연에 동참
장애 인 인형극단도 맹활약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육장에 바이올린 선율이 퍼졌다. 다문화가정 어린이 10명이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지도에 따라 하는 연주였다. “지난번 첫 공연을 했는데 전혀 떨리지 않았어요. 다음 공연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요. 더 잘하고 싶어요.”(염혜림 양·13)

송파구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은 며칠 전 ‘함께해요 나눔예술-Happy Tomorrow’ 플루트앙상블 공연 무대에 올라 4개월 동안 익힌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뽐냈다. 저마다 성취감을 느낀 무대였고 지역주민들에게 다문화가족이 보여준 또 다른 나눔 공연이었다.》

“송파구에는 1700여 명의 다문화가족이 있는데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우리 이웃에 이들이 있음을 알리고 서로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에 무대를 마련했어요.”(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정흔 팀장)

김 팀장은 “관객들의 반응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며 “짧았지만 어린이들의 공연이 이웃과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고 기뻐했다. 나눔예술은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무대지만 한편으론 나눔을 받는 이들이 공연에 참여해 쌍방향 문화 나눔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나눔이 나눔을 낳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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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어린이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아이코리아에서 열린 플루트 앙상블 공연 무대에 올라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서영수 전문기자
서울 강서구 방화11종합복지관에서는 장애인 인형극단이 나눔 무대에 오르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토끼를 업고 가는 거북이’라는 이름의 이 극단은 10여 명의 여성 장애인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토끼는 비장애인, 거북이는 장애인을 상징한다. 극 줄거리는 장애를 가진 거북이가 다른 동물로부터 소외를 당하다가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 늑대의 위협에서 토끼를 구해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이다. 2008년 결성된 장애인 인형극단은 지난해 여름 첫 공연을 펼쳤다. 불편한 몸으로 공연을 마친 뒤 단원들은 관객 앞에서 펑펑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객석 여기저기에선탄성이 터졌다.

“혼자서는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이들이 공연을 해냈다는 데 관객들이 감명을 받은 거죠. 관객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방화11종합복지관 홍영호 팀장)

첫 공연의 감동이 알려지면서 급기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까지 섰다. 단원들은 올해 말 문화 나눔의 무대에 다시 오를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부분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다니는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알로이시오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달 말 연극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연극을 지도하는 장명주 교사는 이 공연이 아이들에게 자신감은 물론이고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모든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학교 밖에 자신들을 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연극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실력을 뽐내는데 기대가 크답니다.”

지난달 발달장애아들이 다니는 밀알학교 학생들은 플루트앙상블 공연에서 핸드벨 연주를 펼쳐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저희가 찾아가는 나눔예술을 펼치고 있지만 현장에 가면 오히려 더 많이 배웁니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문화를 나누려는 아이들의 모습은 인상적입니다.”(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원학연 단장)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 ‘함께해요 나눔예술-Happy Tomorrow’가 지닌 가치는 바로 이것이다.

박길명 나눔예술 특별기고가 myung65@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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