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치른 학교현장 가보니

동아일보 입력 2010-07-14 03:00수정 2010-07-14 06:4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진보교육감 지역인 전북 - 강원, 전체 결시학생의 72% 차지

■ 당혹스런 교육계
전국 결시율 0.02% 불과
“대단한 일 생긴듯 난리”

■ 담담한 학생들
“시험은 무조건 다 봐야죠”
“성적 반영안해 부담없어”
서울 중구 충무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13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1교시 국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 학교는 출국한 학생 1명을 제외하고 6학년 전원이 시험을 봤다. 홍진환 기자
정부와 일부 진보 성향 교육감들 간의 신경전 속에 13일 치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체험학습 참가로 결석하거나 등교 후 평가를 거부한 학생은 433명이었다. 전국 초중고교생 응시대상 193만9000명 중 0.02%에 불과했다.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강원과 전북에서 총 312명으로 전체의 72%에 이르렀다.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시험문제가 쉬운 데다 성적에도 반영되지 않아 부담 없이 봤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전체적으로 거부 학생은 미미한데 대단한 일이 생긴 것처럼 난리를 피웠던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다.

○ 시험 거부 학생 전체의 0.02%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충무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해외로 출국한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시험을 봤다. 시험 시작 전 공부를 하는 학생은 4명뿐이었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이거 (성적에) 안 들어가는 거야”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재관 교장은 “시험 거부 의사를 밝힌 학생이나 학부모는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서초교 정모 군(12)도 “시험을 안 본 친구는 한 명도 없었다”면서 “신경 쓰이는 시험이 아니어서 준비도 거의 안 했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서울 마포구 망원2동 동교초교 김모 양(12)은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끝까지 풀었다”면서 “시험은 무조건 다 봐야 한다고 알고 있어서 안 온 친구들은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박모 군(12)은 “시험을 못 보면 부모님한테 혼나겠지만 끝나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광주와 대전, 제주에서는 결시자도 없었다. 인천에서도 한 명만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학부모들 역시 부담 없는 시험이라는 반응이었다. 성서초교 학부모 한연순 씨(40·여)는 “이왕 볼 거면 변별력이 있어서 실력을 알 수 있는 시험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체험학습 썰렁

‘일제고사반대 체험학습’ 현장은 예상외로 조용했다. 체험학습을 주도한 일제고사폐지시민모임은 220여 명이 참가할 거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참가자는 87명이었다. 신청자가 적어 무산된 곳도 많았다.

서울은 시험응시 대상자 중 9명이 체험학습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체험학습에 참여한 한 학생은 “아빠가 전교조라 일제고사에 가지 말라고 해서 신청했다. 여기 와서 뭐 하는지는 몰랐다”며 “친구들 중 시험 안 보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딸을 체험학습에 참가시킨 전교조 서울지부 김모 씨는 “교육청에서 공문이 늦게 내려와 예상보다 참가자가 적은 것 같다”면서 “부모 입장에서 불이익이 갈지도 모르는데 자식을 학교에 안 보내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체험학습 참가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충남으로 응시대상자 25명을 비롯해 총 47명이 금산의 간디학교에서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충남도교육청은 해당 학생을 무단결석 처리할 방침이다. 전남 지역은 응시대상 12명을 포함해 27명이 순천 평화학교, 순천만 생태공원 등으로 체험학습을 갔다. 전남도교육청은 학교장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체험학습을 한 학생을 결석 처리하기로 했다.

한편 강원과 전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학교에 등교해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이 드물어 대체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샘물 인턴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유정민 인턴기자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