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속상하지만 한편 다행… 내년 목표 생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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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2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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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 칩인 버디 실패 신지애.
18번 홀 칩인 버디 실패 신지애.
풀 죽은 모습을 떠올린 건 괜한 고민이었다. 신지애는 몇 시간 전의 일은 바로 지워버린 듯 목소리가 생기에 넘쳤다. "물론 속도 상하죠. 내 힘으로 안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목표가 생겼잖아요."
신지애는 올 시즌 미국 무대에 본격 진출하면서 '1승과 신인상'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결국 시즌 3승에 상금왕까지 차지했으니 초과 달성이라는 게 그의 얘기.
"하느님이 한꺼번에 다 주는 건 아닌가 보다"고 묻자 신지애는 "역시 최고의 자리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너무 멋졌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또 "1점 차든 100점 차든 중요한 건 졌다는 사실이다. 아직은 세계 1위도 아니고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안주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뼈아픈 보기를 한 17번 홀(파3) 상황도 궁금했다. 신지애는 "앞 조의 오초아가 왼쪽 벙커에 빠뜨리는 걸 봤다. 핀을 직접 안 보고 훅 바람을 의식해 오른쪽을 더 보고 쳤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17,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했더라도 올해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그는 "리더 보드를 계속 봤기 때문에 오초아의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무조건 들어갈 것 같은 퍼트가 자주 빠지면서 답답했다. 막판 2개 홀에서는 긴장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신지애는 "미국 무대 적응은 잘 마친 것 같다. 내년에는 한 번씩 접해본 코스를 돌게 되니 한결 편안하고 여유를 찾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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