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에 적수는 없었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만 있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매혹적인 표정 연기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파리=연합뉴스
18일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 빙상장. 김연아(19·고려대)가 2009∼2010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인 트로페 에리크 봉파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 10명 중 마지막 순서로 빙판 위에 섰다. 4분 10초 동안 슬프도록 아름다운 연기가 이어졌다. 마지막 동작을 끝낸 김연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매혹적인 눈빛으로 관중석을 바라봤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그의 얼굴에는 해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1만여 관중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며 ‘피겨 여왕’을 맞이했다. 김연아가 피겨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우며 독주시대를 활짝 열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33.95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76.08점) 점수를 합쳐 총점 210.03점으로 1위에 올랐다.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최고 점수(207.71점)를 2.32점 경신한 세계기록. 프리스케이팅 점수도 역대 최고점이다. 이로써 김연아는 2006∼2007시즌 그랑프리 4차 대회를 시작으로 그랑프리 시리즈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15.03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58.96점) 점수를 합친 총점 173.99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