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株]엔씨소프트 VS NHN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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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로 보면 엔씨소프트는 ‘블록버스터’ 제작업체이고 NHN은 ‘저예산 소규모 게임’ 제작업체다. 대체로 블록버스터의 인기가 더 높은 편인데 요즘 주식시장의 평가는 정반대다. NHN 주가는 액면가 5000원 기준 220만 원대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가장 비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0만 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다. 두 회사는 온라인게임의 불모지인 일본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는 ‘수출기업’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 블록버스터의 지존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한때 온라인 공간을 실제 세상과 혼동한 범죄까지 발생할 정도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리니지’는 그래서 이 업체의 기회이자 족쇄다.

리니지 시리즈의 성공으로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는 역할게임(롤플레잉게임)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지만 이 분야의 수익성이 정체되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추세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종류 및 시장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올해 320억 원의 매출로 점유율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현지법인도 올해 내놓은 ‘길드 워’의 성공으로 설립 5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

내년 이후 새로운 게임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2008년 출시를 목표로 ‘리니지3’ 제작팀도 구성됐다.

지난달에는 온라인 게임포털 사이트를 개장하는 등 새 수입원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규 사업의 성패는 아직 미지수여서 증권사별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리니지라는 브랜드 파워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강한 편이다.


○ 저예산 게임의 강자 ‘NHN’

NHN이 ‘황제주’가 된 데는 국내 1위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NHN의 성장성을 보려면 게임사이트인 한게임의 해외사업 부문을 살펴야 한다.

한게임은 고스톱, 바둑, 장기, 포커 등 보드게임이 주요 아이템이다. 게임당 개발비가 10억 원대로 비교적 적고 개발 기간도 짧은 편이다. 그 대신 마니아층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국내시장의 매출은 정체 상태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성장세다. 특히 NHN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NHN저팬의 활약은 대단하다.

NHN저팬은 매출의 대부분을 한게임으로 올린다. 한게임은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을 사실상 개척하고 있다. 한게임의 올해 일본시장 예상 매출액은 53억 엔(약 480억 원). 야후저팬의 게임이 경쟁 대상이지만 매출 규모는 한게임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NHN저팬의 일본 자스닥시장 상장 전망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게임의 일본 매출이 2008년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일본의 전자게임 시장 규모는 10조 원 안팎으로 한국(6000억∼7000억 원)의 16배 수준. 하지만 PC게임이 대부분이다.

중국시장의 매출도 올 3분기(7∼9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피망 넷마블 넥슨 등 규모가 비슷한 경쟁업체들보다 후한 점수를 주는 요인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엔씨소프트, 이 점이 포인트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대형 게임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도 수익을 얻기 시작했으며 게임포털 사이트를 열어 수익 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신작 게임과 게임포털 사이트의 성공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위원)

VS

○ NHN, 이 점이 포인트 네이버의 매출은 2위권 검색회사의 4배 규모다. 한게임은 일본 및 중국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장기적으로 이 회사의 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모두가 좋게 보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메리츠증권 성종화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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