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염찬홍]총성없는 스타워즈에 낸 도전장

  • 입력 2005년 9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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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주에 관한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우주개발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상이며 국가의 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이 개발한 V-2 로켓을 발판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끝에 옛 소련이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이래 1958년 미국의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본격적인 우주개발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미국이 1962년 2월 최초로 유인 우주선의 궤도 비행에 성공하고, 유인 달 착륙 우주선인 아폴로 계획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우주개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서 감격에 겨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우주개발의 대표주자는 단연 미국이다. 지난달 9일 디스커버리 우주왕복선이 에드워즈 공군기지에 무사히 착륙함으로써 미국이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컬럼비아 우주왕복선(스페이스 셔틀) 폭발사고 이후 2년 반 만의 일이었다. 미국은 1976년 시험용 항공기인 엔터프라이즈호에서 1992년 엔데버호까지 모두 5대의 우주왕복선을 제작했다. 이 중 컬럼비아호와 챌린저호가 사고로 폭발해 14명의 귀중한 생명을 잃는 큰 슬픔을 겪기도 했다. 이번 디스커버리호의 성공적인 비행은 우주개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줬다는 해석이다.

현재 화성에서는 미국에서 안착시킨 화성 표면 탐사선들이 굴러다니면서 화성에 관한 정보를 보내오고 있다. 7월 4일에는 인류 최초로 우주선을 혜성에 충돌시키는 딥임팩트를 성공시키며 최고 수준에 이른 우주개발 기술을 선보였다. 28년 전에 발사된 행성 탐사선인 보이저 1, 2호는 태양계의 끝부분을 지나 외계를 향해 지금도 비행 중이다.

미국, 러시아에 이어 우주개발에서 새로운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03년 10월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해 본격적인 우주 대장정에 나섰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선저우 5호 발사 성공 당시 축하 연설에서 “위대한 조국의 영광”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미국보다 약 40년 뒤졌지만 세계 3번째 유인 우주선 개발국으로서 그 성가를 드높인 것이다. 중국은 이 밖에도 인공위성을 벌써 22호나 발사한 바 있다. 중국은 이제 2020년을 목표로 달 탐사비행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2001년, 2002년에 각각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부호를 국제우주정거장에 1주일간 여행시켜 주면서 1인당 260억 원씩을 챙겼다. 하지만 몇 년 후면 훨씬 ‘저렴한’ 1억 원 이하의 비용으로 우주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본의 민간 여행업체는 우주항공기로 고도 100km까지 비행해 무중력 체험을 하는 상품 가격을 약 1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고도 100km를 왕복할 우주항공기를 민간 차원에서 개발해 그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으며, 이의 상품화를 영국과 러시아에서는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를 우주개발 원년의 해로 정하고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우주개발에 나섰다. 우리 땅에서, 우리 로켓으로, 우리 위성을 발사한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우주발사체와 인공위성 개발 및 우주발사장 확보가 주된 내용. 2007년이면 전남 고흥군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발사체가 우주를 향해 발사될 예정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우주클럽’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한국의 우주개발이 많은 어려움을 이기고 성공적으로 추진돼 우리나라의 미래를 떠받치는 한 기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염찬홍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체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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