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孫병두 경쟁력’을 선택한 서강大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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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가 새 총장에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임고문을 선출했다. 설립 이래 45년간 ‘신부(神父) 총장’ 일색이었던 서강대의 ‘경제인 총장’ 선택은 대학도 고도의 경영마인드와 국제적 감각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일류대학들은 학생이라는 교육소비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주의’ 추세를 보인지 이미 오래다. 교수진이 훌륭하고, 수준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 대학에 유학하는 세계의 대학생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세계의 대학시장 규모는 1990년대 말 이후 해마다 7%꼴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학진학률이 80%나 되지만 대학교육이 세계화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낸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의 평가는 60개국 중 52위다. 쓸 만한 인재가 없다며 대학경쟁력의 실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학생들을 ‘등록금 받는 대상’으로 보고, 학점만 채우면 졸업시키는 대학들은 사회와 졸업생 당사자들에게 죄를 짓고 있는 셈이다. “세계화시대에 맞는 인재를 기르겠다”는 손 신임총장의 다짐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경제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은 손 총장이 교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대학이 변하려 해도 초중고교에서 모든 학생들을 하향평준화로 몰고 가는 교육이 개혁되지 않고는 국가적 인재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 ‘경쟁력 있는 교육’ 자체를 비판하는 일부 교사들의 단체는 경쟁력 없는 무능력한 교사를 가려내려는 교원평가제를 완강히 거부해 진정한 교원평가제를 무산시키고 있다. 일단 교원으로 임용되면 잘 가르치든 못 가르치든, 학생들의 실력이 오르든 안 오르든, 정년까지 ‘철밥통’을 유지하다 연금이나 받겠다는 자세다. 이러고도 글로벌 인재를 제대로 길러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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