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새해엔 배당투자 노려라”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7시 36분


국내외적으로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배당투자를 독려하는 정책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선 내년부터 기업들에 배당압력을 불어넣을 ‘시가배당률’의 공시를 의무화하고 우수배당기업을 선정한 배당지수펀드도 선보인다. 배당세율을 크게 낮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정책 변화도 국내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달라지는 국내외 환경〓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NYT)는 최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배당세율의 50%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년 동안 1000억달러(약 120조원)의 세수 감소를 무릅쓰고 배당세율 인하를 대표적 감세(減稅) 정책으로 내세운 것은 달라진 주식시장의 환경 때문.

미국기업들의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주가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투자자들은 배당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중과세의 문제로 배당에 소극적이었다. 즉, 법인세를 낸 이익에 대해 다시 배당세를 물어야 하는 만큼 대주주로서는 배당을 할 요인이 적었던 것.

한국경제연구원 이인실 박사는 “세계의 각 국가는 국경을 넘나들며 움직이는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의 배당세율 인하는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투자의 호기(好期) 온다〓정부도 국내의 안정적 주식수요 기반을 위해 배당투자가 필수적이란 인식에서 관련 제도의 정비에 나섰다. 개정 증권거래법에선 액면가를 기준으로 한 배당률 공시를 금지하고 시가를 기준으로 배당률을 밝히도록 강제하고 있다. 시가 대비 1% 미만의 배당을 하고 있는 적지 않은 기업들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

거래소도 내년 △중간배당 △배당성향 등의 배당실적이 뛰어난 약 50종목을 선정하고 ‘배당지수’도 발표한다. 한시적으로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혜택을 줘왔던 조세특례제한법의 기한이 내년 말로 종료되면서 ‘확대 개정판’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여기에다 국내의 경제환경도 배당투자에 유리하게 펼쳐지고 있다. 기업의 이익이 증가해 현금보유는 늘고 있지만 투자를 하지 않아 성장성은 떨어지는 것.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투자자문운용본부장은 “기업들에 과거와 같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금 보유는 많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배당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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