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김석봉/´남강댐 갈등´ 民-官 머리 맞대자

  • 입력 2002년 7월 18일 18시 03분


진주 남강댐은 한국 최초의 다목적댐이다. 그동안 이 댐을 둘러싸고 각종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댐을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댐으로 인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홍수로 인한 피해,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등 많은 피해를 겪어왔다.

최근 낙동강특별법이 제정되었고 많은 피해를 겪어온 지역이 수변구역예정지역에 포함되었다.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만 그동안 낙동강특별법 제정을 요구해온 환경운동단체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최근 남강댐 상류지역에서 2건의 수질사고가 있었다. 지난달 25일 새벽 진양호로부터 2㎞ 가량 상류에 있는 양돈단지에서 축산폐수가 유출되었고 14일 아침 상류지역의 한 식품공장에서 벙커C유가 유출되기도 했다. 이런 사고가 매년 몇 건씩은 발생해왔다. 수변구역은 상수원과 인접해서 조그만 사고도 용납될 수 없는 지역이다. 이곳을 관리하겠다는 환경부의 의도는 나무랄 것이 못 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정부에서 해당지역 주민들과의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수변구역을 지정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수변구역 규제가 농업과 농촌의 파탄을 불러올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 제도를 잘 이용하면 오히려 농촌을 농촌답게 만들 수 있다. 사실 어느 곳이라고 할 것 없이 농촌지역주민들은 축사 러브호텔 공장 납골당 등 합법적으로 신축하는 모든 구조물에 반대해 왔다. 수변구역 규제는 그런 시설물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하면서 수질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기초시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원을 위한 조치다. 그러나 그동안 쌓인 행정에 대한 불신은 안타깝게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노력해왔다. 그동안 발생했던 댐으로 인한 피해는 따로 해법을 모색하고 수변구역과 관련해서는 몇몇 대안을 갖고 환경부와 협의하자고 주민들에게 권유해왔다. 수계관리기금을 우선적으로 지원 받아 하수처리장을 설치하면서 하수처리구역으로 지정 받아 수변구역에서 벗어나자는 것, 농약과 비료사용에 제한을 받는 국·공유지를 불하받아 사유지화하자는 것, 폐비닐 등 농촌쓰레기를 정기적으로 수거해 청정농촌을 만들자는 것, 수변구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관공서가 구입해 이용하라는 것, 수변구역 농산물직거래장을 만들어 수계관리기금으로 운영하자는 것, 환경농업에 대해 차액보상제를 적극 도입하자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결국 사유지에도 비료와 농약 사용을 제한할 것이고 개인묘지도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라면서 행정에 대한 불신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문제는 불신이다. 신뢰만 확인되면 농민이 주장하는 농업파탄은 없을 것이다. 농민들은 생명과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협의에 적극 나서기를 권한다. 정부는 농민이 신뢰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 수변구역은 필요하다. 서로 이해하면 해답이 바로 곁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김석봉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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