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4월 14일 18시 4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홍콩 명보는 13일 주 총리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서 12일 개막된 제2회 보아오포럼 연설에서 “일본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빌딩을 매입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라는 농담을 했다며 이는 주 총리가 농담을 가장해 부시 대통령의 최근 실언에 카운터펀치를 날린 것이라고 논평했다.
부시 대통령은 4일 의회 지도자 및 기업가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상원이 대통령의 무역협상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요지의 연설을 하면서 대만을 ‘대만공화국’이라고 부르고 ‘두 개의 중국’이라고 말하는 등 중국을 자극했다. 나중에 백악관이 ‘실언’으로 해명한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대만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것을 지원했다”며 “대만공화국과 중국 등 2개국을 환영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의도적 실언’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명보는 주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등 아태지역 전 현직 국가원수급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보복했다고 전하고 중국 외교부가 주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실언으로 규정할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부시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를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해 온 데 대해 엄중 항의하는 방법 외에 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해 고심해 왔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