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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4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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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을 비롯해 일년 내내 연극제 영화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이어질 예정이고 에르미타쥐 박물관을 비롯한 역사적인 건축물을 보수하고 단장하느라 도시 전체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탄생 300주년은 오늘날 러시아의 현실에 비추어도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계몽군주’로 유명한 표트르 대제가 1703년 5월 네바강 하구의 늪지대에 요새를 건설하도록 지시한 것이 이 도시의 기원이다. 1712년 늪지대를 돌로 메우는 대역사 끝에 도시가 완성됐다.
표트르 대제는 ‘위로부터의 개방과 개혁’을 추진하면서 ‘서방을 향해 열린 창’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했다.
‘성(聖) 표트르의 도시’라는 의미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 후 ‘레닌의 도시’라는 뜻의 레닌그라드로 불리다가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다시 옛 이름으로 되돌아갔다. 역사가 300년밖에 되지 않는 이 도시가 고도(古都)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런 격변의 러시아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